▶ LA·SF·시카고 등 대도시
▶오피스 부동산 침체에 지자체 관련 세수 급감
▶ 시정부들 대책 마련 부심
대도시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매매와 가격이 급락하자 주요 시정부들이 세수 감소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NYT가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 전경. [로이터]
미국 대도시들이 부동산 관련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 적자에 직면하고 있다.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경기 침체로 매매량과 가격이 급락하면서 양도세와 재산세 등 관련 세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시 정부들이 대민 서비스를 대폭 줄이고 있어 오피스 시장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대도시들이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관련 세수가 감소하면서 재정 적자에 직면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피스 가격 하락 현상은 미국 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지난해 말 매물로 나온 20층 규모의 오피스 건물의 판매 가격은 8,000달러로 10년 전 매입가인 1억4,600만달러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시카고의 20만스퀘어피트짜리 오피스 건물은 지난달 2,000만달러에 매매됐다. 이는 2004년 매입가인 9,000만달러 보다 무려 78%나 싼 헐값이다. 워싱턴 DC의 12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은 최근 3,600만달러에 거래됐다. 2018년 1억달러 매매가에서 크게 후퇴한 금액이다.
LA도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 투자업체인 뉴마크(Newmark)에 따르면 지난해 LA에서 거래된 오피스 건물의 매매 규모는 25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에 비해 51%,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보다 63%나 줄어든 수치다. 그만큼 LA 오피스 건물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매매 가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대(NYU) 스턴 비즈니스 스쿨에 따르면 미국 내 오피스 부동산 침체로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오피스 건물 가치는 6,641억달러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피스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직격탄은 주요 시정부로 향했다. 매매 가격의 하락으로 관련된 부동산 세금 징수 규모가 크게 줄어들자 재정에 큰 구멍이 났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피스 부동산 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로 향후 10억달러의 재정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DC도 2024~2026년 사이에 4억6,400만달러의 세수 부족에 따른 예산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부족을 벌충하기 위해 대도시 정부들은 타 분야의 세금 증액과 함께 대민용 각종 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시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시설물에 대한 정비 및 점검 등을 연기하거나 아예 폐지해 예산 적자를 메우고 있다. 뉴욕시의 경우 관내 오피스 건물의 가격이 40%나 하락할 것에 대비해 일명 ‘종말 시나리오’라는 비상 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오피스 부동산 침체 현상은 지난 60년대와 70년대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역)에서 나타났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오피스 부동산 침체는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로 인한 것이어서 예전과는 구조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전국 시연맹(NLC)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시정부의 재정 부문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피스 관련 세수 감소에 대한 낙관론이 사라지고 대신 세수 감소 여파로 인한 재정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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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