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역사의 달’ 맞아 우먼파워 조명
▶ 여성 건축 협회 1953년 창설…지부만 115개
▶인테리어 분야 여성이 선도한 지 이미 오래
1900년대 초반만 해도 여성 차별이 심했던 부동산 업계에서 현재 여성들이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1900년대 초반만 해도 여성 차별이 심했던 부동산 업계에서 현재 여성들이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1900년대 초반만 해도 여성 차별이 심했던 부동산 업계에서 현재 여성들이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
1908년 전체 에이전트 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1975년 여성 에이전트는 전체 중 3분의 1로 늘었고 지금은 절반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준 최 객원기자]
경제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있다. 옐런 장관은 재무부 장관을 맡기 전 통화 정책을 관장하는 ‘연방준비제도’(Fed) 총재를 역임한 바 있다. 부동산 분야에서도 여성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다. 부동산 업계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는 여성 에이전트를 만나는 일이 이제 어렵지 않다. 여성들이 부동산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1970년대 전까지만 해도 여성 주택 소유주들은 대출을 받지 못할 정도도 성차별이 심했다. ‘여성 역사의 달’(Women’s History Month)를 맞아 부동산 업계에서 여성의 역사적 활약상을 살펴본다.
◇ 타이틀 보험업계 2000년 첫 여성 회장
부동산 매매 시 소유권과 관련된 서류인 타이틀 조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타이틀 기록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좌우되기도 하고 체결된 구매 계약이 중도에 취소되는 일도 많다.
부동산 타이틀을 조사하고 타이틀 보험을 발급하는 타이틀 보험 업계에 현재 여성 종사자들이 많다. 보험 영업에서부터 타이틀 조사 분야에 이르기까지 여성 종사자 비율이 높다. 그러나 타이틀 보험 업계는 1920년대까지만 해도 여성이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금녀의 분야였다.
부동산 타이틀 보험에 관여하는 ‘미국 토지 및 소유권 협회’(ALTA·American Land and Title Association)의 명칭은 1907년 창립 이후 1923년까지 ‘American Association of Title Men’으로 불렸다. 이후 여성 인력에게 개방을 시작한 부동산 타이틀 보험업계는 2000년에 첫 여성 회장을 선출했다.
◇ 저소득층 주택 개발 선구자 캐서린 바우어
‘1937 주택법’(Housing Act of 1937)의 주요 설계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와그너-스티갤 법안’(the Wagner-Steagall Act)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저소득층 주택을 강조한 캐서린 바우어(1905년~1964년)가 처음 작성했다. 그녀의 법안 작성 노력으로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정부 주도 주택 개발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바우어는 이후에도 약 30년간 3명의 대통령이 백악관을 거치는 동안 그들에게 도시 계획과 주택 정책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다. 와그너-스티갤 법안 대표적인 공공 주택 단지 개발은 뉴욕 브루클린의 ‘텐 아이크 하우스’(Ten Eyck Houses) 등이 있다.
◇ 115개 지부 둔 여성 건축 협회
주택 건축 업계는 남성이 지배하는 분야다. 그러나 주택 건축 업계에 도전하려는 여성 인력의 진출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1953년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16명의 여성이 ‘전국 여성 주택 건축업자 협회’(NAWIC·National Association of Women in Construction) 첫 지부를 창설했다. 현재 전국에 약 115개 지부를 둔 NAWIC는 여성 건축 인력을 대변하는 대규모 단체로 거듭났다. 건축업계에서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NAWIC에 따르면 여성 건축 인력의 임금은 남성의 95.5%에 육박한다.
◇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
여성이 수적으로 열세인 건축 업계와 달리 건축 설계와 디자인 분야에서는 여성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대표적인 여성 건축가로는 이라크 출신의 자하 하디드가 있다. 하디드는 2004년 건축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 Prize)를 여성 최초로 수상했다.
그녀가 설계한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2014년 개관한 서울 동대문 플라자(DDP), 로젠탈 현대미술센터(1998년), 런던올림픽 수영장(2012년), 광저우 오페라하우스(2012년),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2020년), 카타르 월드컵 주 경기장(2022년) 등이 있다. ‘전국건축가등록위원회’(The National Council of Architectural Registration Boards)에 따르면 미국 건축가 5명 중 2명이 여성이다.
◇ 여성이 개척한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
인테리어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율은 남성을 압도한다. 실제로 인테리어 분야를 개척한 인물도 여성이다. 1905년 여배우로 활동하던 엘시 드 월프는 자신을 인테리어 전문가로 선언하며 집 앞에 간판을 내걸었다. 이후 그녀는 모건 가족, 밴더빌트 가족, 프릭 가족, 윈저 공작 부부와 같은 상류층의 저택의 인테리어를 담당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 HUD 역대 총장 중 3명 여성
저소득층 주택 공급 등 주택 정책에 관여하는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의 역대 총재 17명 중 3명이 여성이다. HUD의 첫 번째 여성 총재는 클라라 A. 힐스로 1975년부터 1977년까지 총재직을 맡았다. 뒤이어 총재직에 오른 인물도 흑인 여성 패트리샤 R. 해리스로 1977년부터 1979년까지 HUD를 이끌었다.
해리스 총재는 UHD 개혁을 위해 노력했고 주택 시장에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또 낙후된 도심 내부 재개발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HUD 총재를 맡고 있는 인물도 여성인 마르시아 퍼지다.
◇ 여성 에이전트 활발한 활약
현재 여성 부동산 에이전트가 대다수지만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설립된 1908년 에이전트 100%가 남성이었다. 협회에 여성 에이전트가 처음 등록된 해는 1910년으로 1975년에 이르러서는 회원 중 3분의 1이 여성 에이전트가 차지했다. 1992년에는 협회 사상 최초로 여성 회장이 선출됐다.
◇ 여성 주택 소유율 남성 앞질러
1974년까지만 해도 여성은 남성 공동 서명인이 없으면 모기지 대출받지 못할 정도로 심한 차별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의 주택 소유율이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 또 2023년 모기지 스타트업 ‘오운 업’(Own Up)에 따르면 알래스카를 제외한 전국 49개 주에서 여성의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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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