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대만 침공과 동북아 안보

2024-03-08 (금)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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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이 터진 후 세계의 이목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이 기정사실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로써 국제사회에 잠재적으로 존재해 온 지역분쟁이 모두 폭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만 침공의 마무리와 함께 국제사회의 지역분쟁은 대부분 소멸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안보를 위협한 러시아는 붕괴의 수순을 밟으며 더이상 강대국의 위상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중동지방도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의 평화적인 종결로 중동분쟁의 오랜 역사를 종식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은 동북아의 안보위기를 해소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대만 침공의 실패는 북한의 도발을 잠재우는 전쟁 억지력을 강화시키며 역설적으로 동북아 안보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중동에 이어 동북아에서 지역안보 환경이 조성되면 국제사회의 전쟁위기는 대부분 소멸된다. 이 세 전쟁은 모두 국지전이 확장하여 발생한 국제전의 성격을 띤다. 결국 세계는 민주주의 진영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 등 공산주의 강대국의 쇠퇴는 물론 북한의 도발이 무력화되고 중동지역에서 종교에 바탕을 둔 영토분쟁도 원만한 해결책을 지향할 것이다.

특히 동북아는 중국의 대만 침공과 맞물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첨예하게 노출되어 왔다. 전세계의 화약고인 동북아의 안보위기가 해소되면 그만큼 국제사회의 안보환경도 강화될 수 있다. 호시탐탐 대만 침공을 노리는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따른 자체적인 붕괴는 동북아 안보의 일대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동북아 안보의 사활이 걸린 대만 침공의 시나리오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종신집권을 위해 헌법마저 개정한 시진핑이 중국의 경제위기를 해소하고 내부 불만을 척결하기 위해 대만 침공은 필수불가결하다.

흡수통일의 가능성이 전면 배제된 대만을 중국이 침공할 경우 라이칭더 총통은 미국과 공조하여 저항전을 펼칠 것이다. 미국 역시 미군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일본과 한국을 끌여들여 중국과 전면전을 불사할 것이다. 무역분쟁과 영토분쟁 등 미중갈등이 첨예화되면서 대중국 봉쇄정책을 펼치는 미국에게 대만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고 만일 성공할 경우 중국은 이 지역으로 패권을 확장할 것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것과 달리 대만 침공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전쟁에서 승리한 중국이 남중국해의 무역항로를 장악하고 TSMC를 흡수할 경우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횡포는 불을 보듯 뻔하다. 세계경제의 판도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 대만이 중국의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할 경우 그 피해는 중국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만큼 막강하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대만 인근지역에서 방어전을 펼칠 경우 중국의 대만 상륙도 용이하지 않게 되고 전쟁은 장기전으로 치달을 것이다. 더욱이 대만 침공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수출입이 끊기게 되면 국가 경제는 몰락하고 국가 부도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시진핑은 대만 침공의 큰 그림을 실행에 옮기려 할 것이다. 중국 붕괴의 위험수를 감수하고서라도 대만을 침공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진핑은 중국 몰락과 더불어 전쟁에 실패한 지도자로서 정치적 생명도 끝장날 것이다. 그것이 동북아 안보위기를 초래하고 미중갈등을 일으키며 세계질서에 도전한 시진핑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결과일 것이다.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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