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한번 선택하면 모두 같은 운명의 배에 타야한다

2024-03-05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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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0월3일 소비에트연방의 마지막 서기장 고르바초프가 독일통일에 지지를 했고, 나토(NATO)는 “동쪽으로 1인치도 확장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997년이후 옛소비에트 지역의 동구권 국가들 중 몰도바, 벨라루스, 조지아,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빼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을 하였다. 2008년 4월4일 루마이나 부쿠레슈티의 나토 정상 선언문에서 조지아,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염원을 환영한다고 하였다.

애초 부시 대통령은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위해서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로드맵을 제안하자고 고집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공격’한다고 반대를 하였다. 그러자 영국이 두 나라에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제시하지않고 가입만 ‘약속’하자고 제안하여 절충안으로 선언문에 넣게 되었다.

그 자리에는 분노한 푸틴도 있었다. 그리고 헌법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할 푸틴은 심복이자 다음 대통령이 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곧 이들 국가에 대한 침공 계획을 수립하게 하였다. 그해 8월 조지아가 자국내 친러 성향의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했고, 이때를 기다리던 러시아는 바로 조지아를 침공하였고 프랑스의 휴전안을 받아들여주자 자치공화국은 조지아로부터 독립을 하였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수백 년간 한 몸이었는데, 1991년 우크라이나의 독립은 가짜라고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 코앞인 아조프해에 서구의 항공모함이 들어와 있는 것과 같다고하였다.

푸틴의 예상대로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님에도 나토의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의 나토 지원군에도 병력을 파병했다. 2014년 유로마이단 혁명으로 친러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쫓겨나자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동부의 돈바스에서는 친러분리주의자들이 봉기를 하여 우크라이나는 내전상태에 들어갔다.

그리고 코미디언 출신 젤렌스키 대통령은 더 강경한 반러시아 행보를 하면서 헌법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명문화하였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했다. 서구는 즉각 러시아에 대한 경제봉쇄를 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였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성공적인 반격을 가하였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벌어지면서 가장 든든한 지원국 미국은 이스라엘 지원을 우선으로 하였다. 게다가 선거를 앞두고 분열된 미국 의회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또 대결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중동산유국들, 중국, 인도, 아프리카, 중남미와 결속으로 전시경제체제를 구축하여 오히려 서구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을 하고있다. 반면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같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물자 지원에 서구는 지쳤고, 우크라이나의 방어선들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의 결과에 따라서 두 세력의 새로운 관계 시스템 정립이 될 것이다. 그것도 빨라야 미국 대선 이후가 되어야할 것이다. 그때까지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문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침공을 노리던 러시아옆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생각하지않고 반러시아 행보와 서구에 대한 구애만 하였고, 서구와 러시아 사이에서 가장 필요한 정치 외교력을 갖춘 지도자보다는 정치와 외교 무경험의 코미디언을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그리고 서구와 러시아의 낡은 관계가 파괴되는 전장판이 되었다.

난세를 극복하는 지도자는 국민이 알아보고 뽑아야 하는데, 국민들이 그런 지도자를 알아보지 못하면 그 나라는 난세에 난파선과 같은 운명이 된다.

2024년 미국은 이런 시대 전환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선택하는 너무도 중요한 대통령 선거를 하는 해다. 그리고 한 번 선택하면 모두 같은 운명의 배에 타야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미주한인들도 현명한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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