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우러스로 크림대교 폭파”…러, 독일군 녹취 공개 파장

2024-03-04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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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공군 도청당한 사실 인정

▶ “러, 우크라 무기 지원 저지 의도”

“독일산 장거리 미사일 타우러스로 크림대교를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독일군 고위 간부들의 대화 녹취를 러시아 언론이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독일 정부는 하루 만에 도청당한 사실을 시인했다. 녹취 공개 배경에는 사정거리가 500㎞에 달하는 타우러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으려는 러시아 측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는 2일(현지시간) “공군 내부 대화가 도청당했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고강도로 신속하게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방송 RT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장이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독일군 고위 장교 4명이 어떻게 크림대교를 폭파할지 논의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하며 녹취록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도청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38분 분량 녹취에서 이들은 “크림대교는 매우 좁은 목표물이어서 타격하기 어렵지만 타우러스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프랑스 다소의 라팔 전투기를 사용하면 타우러스로 크림대교를 공격할 수 있다” 등의 대화를 나눴다. 타우러스 미사일의 기술적 운용과 함께 “미사일이 어린이집에 떨어져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언급도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우리의 오랜 라이벌 독일이 다시 원수로 변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공군 장교들이 크림대교 폭파를 언급하는 등 독일이 무기 지원을 넘어 전쟁에 사실상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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