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P 과목 몇 개나 듣는 것이 적절할까?

2024-03-04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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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 능력·과외활동 고려해 5개 이상 도움
▶평소 관심 과목·대학 인정 과목부터 시작

▶ 무리하게 많으면 낮은 성적·스트레스 부작용
▶AP 개설 안 된 고교는 고난도 과목 수강

AP 과목 몇 개나 듣는 것이 적절할까?

반드시 들어야 할 AP 과목 숫자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학업 능력과 과외활동 일정 등을 고려해 AP 과목 숫자를 결정하면 된다. [로이터]

고교 성적표에 ‘AP’(Advanced Placement) 과목 수강 기록이 있으면 대학 지원 시 경쟁 지원자에 비해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입학이 까다로운 명문대의 경우 지원자의 AP 수강 기록을 유의해서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최대한 많은 AP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하는 AP 과목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반드시 들어야 할 AP 과목 수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무리한 AP 과목을 수강해 나쁜 성적을 받으면 오히려 대학 진학에 불리하다.

■학업 능력 고려해 5개 이상

AP 과목을 들으면 대학 진학에 유리하지만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학업 능력과 일정 등을 고려해 적절한 숫자의 AP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운동과 클럽 활동, 파트 타임 근무, 기타 과외 활동으로 일정이 빠듯한 학생이 너무 많은 숫자의 AP 과목을 수강하면 성적과 시험 결과에 좋은 영향을 기대하기 힘들다.


무조건 많은 숫자의 AP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는 학생도 있다. 이는 대학이 검토하는 AP 과목 기준을 잘못 이해한 데서 오는 오해다. 특히 명문대 진학을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하는 AP 과목 숫자는 없다. 대학은 수강한 AP 과목 숫자는 많지 않지만 성적이 낮거나 AP 시험 결과가 좋지 않은 학생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학생은 오히려 대학 강의를 들은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 쉽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채플힐 입학처가 2013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기간 대학교 수준 과목(AP, IB, 듀얼 크레딧) 5개를 들은 학생과 6개 이상 들은 학생의 대학교 성적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개 이상 수강한 학생과 한 과목도 수강하지 않은 학생 간에는 대학 성적에 큰 차이를 보였다. 교육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반드시 들어야 하는 AP 과목 수는 없지만 적어도 최고 5개 이상을 목표로 수강하면 대학 진학 후 성적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평소 관심 있는 과목부터

평소 관심 있는 과목이나 높은 성적에 자신 있는 AP 과목부터 수강하면 AP 시험을 통과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진학을 원하는 대학이 인정하는 AP 시험 결과를 고려해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AP 시험 점수는 1점부터 5점까지로 3점만 넘으면 인정하는 대학이 있고 4점 이상을 받아야 인정하는 대학도 많다. 단순히 AP 과목에 등록하는 것만으로는 학문적 이점이 크지 않다. AP 과목을 수강한 뒤 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게 나타났고 특히 시험에 통과한 학생 학업 성취도가 뛰어났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채플힐 입학처의 조사에서 고등학교 재학 기간 15~20개의 AP 과목을 수강한 학생은 대학 진학 전 이미 지쳐 대학 진학 뒤 직면한 도전과 기회에 오히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AP 과목을 무리하게 많이 들은 학생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로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받기 쉽다.


과외 활동이나 커뮤니티 봉사 활동 시간을 고려해 AP 과목 숫자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들은 AP 과목 성적만큼 과외 활동과 봉사 활동 기록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다방면에 뛰어난 학생을 선별하기 위한 ‘전인적 평가’(Holistic Review)를 채택한 대학이 많기 때문에 과외 활동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되면 AP 과목 숫자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진학 대학 AP 과목 규정 확인

AP 과목을 들으면 대학에서 이수해야 할 학점을 미리 취득하고 관련 학비를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대학별로 서로 다른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진학하려는 대학의 규정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다.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기간 AP 과목을 듣는다고 해서 학비를 절약하는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AP 시험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에게 학점을 제공하거나 ‘선이수 과목’(Prerequisite) 수강을 면제해 주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제공 학점에 제한을 두거나 아예 제공하지 않는 대학도 많다. 대표적인 대학으로는 브라운 대학과 앰허스트 칼리지 등이 있다.

대학 조기 졸업이 목표인 학생은 고등학교 때 AP 과목을 많이 들으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우선 진학하려는 대학이 인정하는 AP 과목을 최대한 많이 수강해야 하고 대학이 인정하는 점수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적어도 한 학기 이수에 충분한 학점을 AP 과목 수강을 통해 이수하면 대학 조기 졸업이 가능하다.

조기 졸업이 우선순위인 학생은 대학 재학 시 전공을 변경하거나, 인턴십 참가 등의 지연을 피해야 한다. AP 시험 주관 기관 칼리지보드 웹사이트에서 각 대학이 인정하는 AP 과목과 시험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https://apstudents.collegeboard.org/getting-credit-placement/search-policies

■AP 개설 안 된 고교 고난도 수업 수강

대학이 AP 과목을 수강한 학생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이 다닌 고등학교가 제공한 과목을 고려해 판단하게 된다. 예를 들어 개설된 AP 과목 적거나 아예 없는 고등학교에 다닌 학생은 대학 지원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AP 과목에 제공되지 않아 AP 과목을 수강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이런 점이 참작돼 불이익이 가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대신 명문대 진학이 목표인 학생은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가장 높은 난도의 과목을 좋은 성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좋다.

합격률이 높은 대학 등 일부 대학은 AP 과목 수강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대학 진학할지에 따라 AP 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 AP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이 원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AP 과목을 등록하면 따라가지 못해 실패하기 쉽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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