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삼일정신 새롭게 되새기고 계승해야

2024-03-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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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년 전 오늘,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겨레의 함성이 전국에 메아리쳤다. “이제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한다. 이를 세계만방에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자손만대에 알려 민족자존의 올바른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한다.”로 시작되는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일본에 강제 합병된 조선의 독립을 세계만방에 알리려 분연히 일어섰던 3.1 운동은 비록 실패했지만, 인도의 간디와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 등 비폭력 저항운동의 세계사적 모델이 되었다고 평가된다.

당시 한민족은 계층과 세대, 성별과 종교를 뛰어넘어 만세운동에 참여했고, 미주 등 해외 동포들까지 합세하여 전 민족이 하나 된 마음과 목소리로 자유를 외쳤던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고귀한 뜻과 정신이 시간이 갈수록 빛이 바래고, 형식적 의식으로만 지켜지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LA한인회와 남가주 한인사회 대표단체들은 올해 3.1절 기념식을 중가주 리들리와 LA의 두 곳에서 열기로 했다. 이제껏 한 곳에서 개최해오던 행사가 갑자기 두 군데로 나뉘자 여기에 총영사가 참석하느냐 못하느냐, 어느 영사관 관할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디서 기념식을 여는지, 누가 참석하는 지보다 중요한 것은 삼일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것이다. 특히나 미국 땅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2~3 젊은 세대에게 선열의 고귀한 뜻을 올바로 전달하는 것은 1세대 이민자들의 책임이요 의무다.


삼일정신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다. 독립선언문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미래를 내다본다.

“아아, 새 하늘과 새 땅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의 시대는 가고 도덕의 시대가 온다. 지나간 세기를 통하여 깎고 다듬어온 인도적 정신이 바야흐로 새로운 문명의 찬란한 빛을 인류 역사에 던지기 시작한다. 새봄이 온 누리에 찾아들어 만물의 소생을 재촉한다… 하늘과 땅에 새 생명이 되살아나는 이때에 세계 변화의 도도한 물결에 올라 탄 우리에게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그 어떤 것도 없다. 우리는 우리가 본디 타고난 자유권을 지켜 풍성한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것이며, 우리가 넉넉히 지닌 독창적 능력을 발휘하여 봄기운이 가득한 온 누리에 조선 민족의 우수함을 꽃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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