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배틀 그라운드에서 치러진 뉴욕 연방하원 보궐선거

2024-02-20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작게 크게
뉴욕 3지역구의 조지 샌토스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이 가짜 이력과 선거기부금 불법 유용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연방의회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의 톰 수오지 (Tom Suozzi) 가 당선되었다. 보궐선거에 민주, 공화 모두 엄청난 화력을 동원하였다. '

연방하원 선거지만 주요 이슈는 대통령 선거 이슈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특히 승리한 수오지 캠페인에서 내세웠던 메세지가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를 향해 사용할 메세지로서 아주 유효하였다고 볼수 있다.

뉴욕 제 3지역구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낫소 카운티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퀸즈 카운티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1년전 투표율 반밖에 안되는 전체 16만 9,887명의 투표자 중 톰 수오지가 53.9%를 득표하여 46.1%를 득표한 공화당의 마지 필립(Mazi Phillip)을 눌렀다.


공화당 지역구인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에서 마지가 47%, 수오지가 53% 득표를 했고, 민주당 지역구인 퀸즈에서는 마지가 38%, 수오지가 62% 득표하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7%로 수오지가 이겼는데 1년전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롭 지머맨이 공화당의 조지 샌토스에게 거꾸로 7% 차이로 패배하였던 곳으로 그야말로 뉴욕의 배틀 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승리한 톰 수오지는 이탈리아계 이민 2세다. 회계사, 변호사로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의 글렌코브 타운에서 시장, 낫소 카운티 장, 그리고 3지역구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 주지사에 도전해서 낙선하고 1년만에 연방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마지 필립은 에디오피아 출신의 유대인으로 12살에 이스라엘로 이민하여 이스라엘군에 복무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에 도미했다. 2012년까지는 민주당이었다가 2021년 낫소 카운티 의회에 도전을 할 때는 공화당으로 당선이 되었다.
보궐 선거에서 유권자 한 명당 전화만도 10번 이상 받았고, 유투브를 볼 때마다 폭탄 광고를 보아야 했다.

공화당의 광고 내용은 국경을 넘는 난민들, 불법 이민자의 범죄, 무너지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실패한 이민정책, 그리고 뉴욕의 이민단속관(ICE)을 축출한 톰 수오지라는 내용이었다. 반면에 톰 수오지는 국경안보를 강화하고 불법이민을 막아야 한다.

그런데 공화당이 국경안보 강화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고 하면서 은퇴한 서폭 카운티의 피터 킹 공화당 의원과 손잡고 국경보안 예산 100억 달러 대가로 임시보호신분(TPS)와 DACA 수혜자 구제를 초당적으로 합의했다는 내용과 함께 공화당의 마지 후보는 낙태 반대와 총기 옹호론자라고 공격하였다.

뉴욕타임즈의 데이비드 레온하트(David Leonhardt)는 톰 수오지가 1968년 대선의 케네디식 접근법을 사용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하면서 당시 범죄 이슈를 이야기하는 것이 자칫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분위기였는데, 케네디는 범죄는 백인 흑인 모두 우려하는 문제고 자신은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최고의 보안관이라고 하면서 범죄 문제를 정면 돌파했던 것처럼 수오지도 민주당의 약점인 이민문제를 정면 돌파했다고 했다.

수오지는 최근 불법 이민의 급증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공화당이 국경 안보를 강화하는 법안에 반대한다고 비난하면서 그들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위기가 연장되기를 냉소적으로 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범죄(보통 민주당의 약점)와 낙태(민주주의 강점) 모두에 대해 공화당을 비판했다.


레온하트는 대선의 전초전과 같았던 뉴욕 3지역구 연방하원 선거에서 수오지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메세지였다고 하면서 대선에서 바이든이 어떤 메세지를 사용할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기후변화, 정상국가에 대한 희망을 잃은 중남미 난민들의 생존을 위한 남부 국경 행렬은 멈출 수가 없을 것이다. 1억 명에 달하는 난민의 문제는 지구적인 문제이고 이것은 1세계 선진국들이 지난 수세기동안 3세계를 수탈했던 업보다.

그리고 1세계에서는 난민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안중에도 없고 권력 쟁탈의 도구로만 사용하고 있기때문에 트럼프 역시 새로운 멍군 전략을 들고나올 것이 분명하다. 결국 장군 멍군에 대한 판단과 선택은 유권자가 할 수밖에 없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