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안 일 많이 하면 손목이 유독 시큰거리는데…

2024-02-20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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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터널증후군,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치료해야

명절만 지나면 손목 통증이 심해진다고 호소하는 주부가 많아진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하거나 설거지·청소 등 집안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손과 손목 사용이 크게 늘면서 ‘손목터널증후군’ 같은 질환이 생기고 악화가 반복될 때가 많다.

◇주부 손저림 유발하는 손목터널증후군


하루 종일 집안 일을 하다 보면 회전·굴곡·신전(伸展) 등 손목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반복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저림이 느껴지는 가장 대표적인 수부(手部) 질환으로,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집안 일을 하는 중년 여성에게서 잘 나타난다.

손·손목 사용이 늘어나면서 손이 저리거나 쥐가 난 듯 하거나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손저림증이 느껴진다면 해당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75.4%가 40~60대로, 해당 연령 성별 비율을 보면 여성 환자가 3배가량 많았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 의학적 원인과 일상생활 속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여성은 남성보다 관절을 받치고 있는 연골·인대·힘줄 등이 남성보다 약해 취약하다.

폐경 후 여성호르몬 변화로 뼈·연골·인대·힘줄 등이 급격히 약해져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또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집안 일을 많이 하는 주부라면 반복적인 손목 사용이 많아 손·손목 사용으로 힘줄이 두꺼워져 손으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병하게 되는 것이다.


손목터널증후군 증상 초기에는 약물·주사 치료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악화 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거나 손바닥 쪽 근육 위축이나 악력이 줄면 수근관을 넓혀주는 횡수근 인대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가벼운 손저림이라도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수부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홍인태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방치하기 쉬운데, 손저림이 반복해 나타나고 엄지·검지·중지·환지의 절반 부위가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했다.

홍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을 장기간 방치하면 엄지쪽 뿌리 근육이 약해져 집거나 쥐는 등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므로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목 건강 지키는 손목 관리법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우선 손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이 좋다. 찬물에 손을 담글 때는 면장갑 위에 고무장갑을 끼는 것이 보온에 좋다. 손과 손목 사용이 많았거나 미세한 통증을 느낀다면 손목 부위에 10~15분간 온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두 번째, 무거운 것을 들었다 놨다 하는 동작이 반복되면 손목 신경이 눌려 손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에 손목에 무리가 갈 정도의 무거운 짐을 양손 가득 들기보다는 무게를 줄여 나눠 드는 게 바람직하다.

세 번째, 손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에는 작업 중간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으로 손목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장기간 휴식 없이 작업을 하면 손목 인대가 늘어나거나 손목 정중 신경이 눌릴 수 있기에 1시간 작업을 할 경우 5~10분 정도 쉬면서 손목에 힘을 빼고 가볍게 흔들어 주거나 틈틈이 팔을 수평으로 뻗어 손가락을 잡고 아래로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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