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계 잃어버린 팬데믹 3년 지난해 가까스로 반등

2024-02-19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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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0개 주 학생 읽기와 수학 성적 하락 멈춰
▶3년 하락 폭 중 수학은 1/3, 영어는 1/4 회복

▶ 대대적 공적 자금 투입과 교육계 노력의 결과
▶소득·인종에 따른 성적 격차는 여전

교육계 잃어버린 팬데믹 3년 지난해 가까스로 반등

팬데믹 기간 3년 연속 하락한 학생들의 성적이 지난해 드디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소득 수준과 인종에 따른 격차는 여전히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전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가 없다. 모든 분야 중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가 바로 교육 분야다.

모든 학생이 1년 넘게 등교하지 못하고 집에서 이른바 원격 수업을 받아야 했다. 전염병 유행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대면 수업이 시행되지 못한 기간 미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3년간 하락세를 이어간 학업 성취도가 지난해 드디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이 30개 주 학생의 시험 성적을 분석한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봄 읽기와 수학 성적이 가까스로 하락을 멈췄다. 여전히 대부분 학생의 성적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교육계의 끊임없는 노력에 힘입어 향상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수학 성적 반 학년, 영어 성적 1/3학년 하락

코로나 팬데믹이 교육계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여러 조사를 통해 이미 밝혀진 바 있다. 그중 하나인 하버드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의 ‘교육 회복 점수’(Education Recovery Scorecard) 프로젝트는 30개 주 시험 성적을 종합해 전국 평균 점수를 산출한 뒤 각 주의 시험 성적과 비교하는 방식을 진행된다.

팬데믹 기간 전국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전염병 유행에 따른 각종 스트레스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하락은 예견된 결과였다. 예측대로 학생들의 성적은 2020년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3년 연속 떨어졌다. 2022년 대면 수업이 재개되고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3학년에서 8학년 학생의 수학 성적은 평균 반 학년 뒤처졌고 영어 성적은 평균 약 3분의 1학년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공적 자금과 교육계 노력 결과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하버드 대학교 교육정책연구센터 토머스 캐인 디렉터는 “지난해 성적이 크게 향상된 학교가 많다”라며 “하지만 나머지 학교는 적어도 팬데믹 이전 성적 수준 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으로 추락한 학생들의 성적 회복을 위해 정부는 대대적인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전국 각 교육구에 전달된 약 1,9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교육 지원 프로그램은 오는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하버드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의 보고서는 전국 각 교육구는 프로그램이 종료되기 전 지원금을 적극 활용해 추락한 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3년 하락 폭 중 수학은 1/3, 영어는 1/4 회복


2023년 봄 실시된 조사에서 다행히 학생들의 성적 하락이 멈추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봄과 2023년 봄 사이 학생들의 성적은 직전 3년에 비해 향상했다. 이 기간 수학 성적의 경우 3년간 하락 폭 중 약 3분의 1을 회복했고 영어 성적은 약 4분의 1 회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떨어진 학생 성적 회복을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컸다. 팬데믹으로 인해 학생들이 겪은 스트레스, 장기 결석 트렌드, 교사 부족 등 각종 어려움으로 많은 교사가 정상 수업을 진행하는데 엄청난 애를 먹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특히 3년에 걸쳐 하락한 학생 성적 회복을 위해 강도 높은 추가 교사 훈련에 나서는 교사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소득, 인종 간 격차는 여전

팬데믹 기간 하락한 성적이 반등을 시도하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소득, 인종, 지역에 따라 큰 회복 차이를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조사 대상 주중 소득 관련 자료가 포함된 15개 주에서 빈곤층 가정과 비빈곤층 가정 학생의 성적이 모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비빈곤층 가정 학생이 더 큰 폭의 향상을 보였다.

보고서는 소득 수준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결론지었다. 대부분 학교가 문을 닫고 원격 수업을 진행했던 기간 빈곤층 학생과 비빈곤층 학생 간 성적 격차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대면 수업이 재개되고 성적이 반등한 지난해의 경우 두 소득 수준 간 성적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백인 학생의 표준 시험 성적이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에 비해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팬데믹 기간 모든 학생의 시험 성적이 떨어졌지만 유색 인종 학생의 성적이 더 큰 폭으로 떨어져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흑인 학생의 성적이 백인 학생보다 큰 폭으로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기간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에 부족했다. 지난해 백인 학생과 흑인 학생의 시험 성적은 2019년에 비해 오히려 더 큰 폭으로 벌어졌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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