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러 가거나 길 거리를 지날 때 ‘걸스카우트 쿠키’를 판매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오늘은 갑자기 저녁에 벨을 눌러서 누군가 하고 현관문을 열었더니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여학생이 우산을 들고 서 있다. 걸스카우트 쿠키를 파는데, 주문을 받는다고 했다.
다이어트 때문에 쿠키나 비스킷 등 과자 종류를 먹지 않아서, 만약에 어른이 쿠키 판매를 했다면 당연히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학생이 날도 춥고 컴컴하고 게다가 비도 오는데 과자를 팔러 다니는 것이 안쓰러웠다.
과자를 즐겨 먹지 않으니 어느 과자가 맛있는 지도 모른다. 어떤 과자를 주문해야 할 지 몰라 그 여학생에게 인기 있는 과자를 물었다. 누가 어떤 과자를 주문했는지 슬쩍 명단을 보니, 새로 이사 온 앞 집, 옆 집 등 이웃들 대부분이 주문을 했다.
동양인의 자격지심일까? 아님 본때를 보이고 싶었을까? 이웃들보다 더 많이 주문을 했다. 이름, 전화번호, 주소와 원하는 과자 종류에 주문하는 숫자를 적고, 같이 온 학생 엄마에게 즉석에서 벤모로 결재하는 방식이다.
결재가 끝나면, 바로 물건을 주는 줄 알았더니, 주문 품목을 학교로 갖고 가서 한꺼번에 주문하고, 1월말이나 2월 초에 집으로 배달해 줄 거라고 했다.
학생의 엄마에게 물었다.
“날도 춥고 비도 오는데, 따뜻한 날 다니지 왜 오늘 같은 추운 밤에 다니냐?”
엄마의 대답은, “그렇지 않아도 낮이나 따뜻한 날에 다니라고 말했는데, 아이가 내일까지 주문 받은 내용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면서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이 팔고 싶다고 해서 나오게 됐다”고 했다.
걸스카우트 쿠키 판매는 여학생이 주체가 된 사업으로는 지구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프로그램이다. 1917년 풀뿌리 운동으로 시작해 오늘날엔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걸스카우트에서 쿠키를 판매하는 목적은 비단 재미뿐만이 아니다. 여학생들에게 지도자가 되는 기술을 익히게 하고, 본인들이 속한 공동체가 보다 좋은 사회가 되도록 기여하는 것을 배운다. 고객을 상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예산을 짜고, 주문을 받고, 자신의 인생 역시 보다 윤택해질 수 있는 유용한 지혜와 능력을 배우게 된다.
월말이면 걸스카우트 쿠키가 집으로 배달될거다. 필자는 올해도 시작부터 다이어트를 실패했지만, 머지않아 세상을 호령할 여성 사업가를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문의 (703)625-9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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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정 갤럭시 부동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