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순익 40% 줄었지만…올해 반등 노린다

2024-01-31 (수) 12:00:00 조환동 기자
크게 작게

▶ 한인은행 4분기 실적

▶ 고금리·경기 침체 여파에 리스크 관리 경영에 방점
▶예금·대출 실적 등은 선방
▶월가 “바닥 다졌다” 전망

순익 40% 줄었지만…올해 반등 노린다
남가주 6개 한인은행들이 지난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40%나 급감하는 부진을 이어갔다. 시장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부정적인 금융 환경이 중소형 은행 업계 전반에 미친 타격의 결과다. 다만 월가에서는 올해부터 한인은행을 포함, 중소 은행들의 실적이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남가주에 본점을 둔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PCB 뱅크, 오픈뱅크, CBB 뱅크, US 메트로 은행 등 6개 한인은행들이 모두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한인은행들의 4분기 순익은 총 6,567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억911만달러) 대비 39.8% 감소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익 감소폭도 1분기 20.3%, 2분기 21.3%, 3분기 34.2%, 4분기 39.8%로 더 커졌다. <도표 참조>

6개 한인은행 모두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감소한 가운데 US 메트로 은행이 49.1% 감소로 가장 컸으며 이어 뱅크오브호프(-48.8%), 오픈뱅크(-35.6%), 한미은행(-34.6%), PCB 뱅크(-32.1%), CBB 뱅크(-4.5%) 순으로 순익이 줄었다.


6개 한인은행들의 2023년 전체 순익 규모도 3억781만달러로 2022년의 4억3,274만달러 순익과 비교하면 28.9% 감소했다. 6개 한인은행 중 CBB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은행들이 일제히 전년 대비 순익이 줄었다. 2023년 순익 감소 폭은 뱅크오브호프가 38.8%로 가장 컸으며 이어 US 메트로 은행(-37.0), 오픈뱅크(-28.2%), 한미은행(-21.1%), PCB 뱅크(-12.2%) 순이었다.

자산과 예금, 대출 등 주요 경영 지표에서도 자산 규모만 소폭 증가했을 뿐 예금과 대출은 감소했다.

6개 한인은행들의 총 자산은 346억2,549만달러로 전년 동기 339억9,195만달러 대비 1.9% 증가에 그쳤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을 줄이는 등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한 것이 자산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SVB 파산 사태로 한인 은행권에서도 우려가 컸던 예금의 경우 277억1,056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83억5,314만달러 대비 2.3% 감소했다. 일부 주류 중소형 은행들의 예금이 두 자릿수 급감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당분간 예금 확보 노력은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도 리스크 관리를 중시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대출 총액은 263억5,044만달러로 전년 동기 273억1,105만달러 대비 3.5% 줄었다. 대출의 경우 경기 둔화 우려에 은행들이 심사 기준을 깐깐하게 하면서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대출 수요 자체도 부진한 상황이다.

위기 상황인 만큼 한인 은행들은 올해에도 경영 안전성과 자본 건전성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월가는 1,2위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이 올해 1분기에는 지난 4분기 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는 등 한인은행들이 지난 4분기에 바닥을 찍고 올해부터 순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인 호프뱅콥이 30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순익은 2,648만달러(주당 22센트)로 전년 동기 5,170만달러(주당 43센트) 대비 48.8% 감소했다. 다만 4분기 월가 전망치였던 주당 21센트는 상회했다. 2023년 전체 순익도 1억3,367만달러(주당 1.11달러)로 2022년의 2억1,828만달러(주당 1.81달러) 대비 38.8% 줄었다.

호프뱅콥은 4분기에 전국 대형 은행들이 일괄 납부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특별부과금 310만달러와 구조조정 비용 870만달러 등 1,180만달러가 반영됐으며 이를 더할 경우 실제 순익은 3,830만달러(주당 32센트)로 이 역시 월가 전망치인 주당 30센트를 상회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조환동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