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업무를 하다보면 다양한 결혼생활에 대해 보고 듣게 되고, 부부간의 갈등과 불화의 여러가지 원인도 살펴보게 됩니다. 어쩌면, 성격도 다르고 자란 환경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일가를 이루고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이혼없이 잘 사는 부부들의 경우, 한 가지 공통점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상대방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점입니다. 배우자의 가족관계, 살아온 환경과 경험은 나와 다를 수 있고, 그래서 각자의 가치관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자꾸 충돌할 경우, 충돌 자체를 회피하려고 대화를 하지 않게되면, 배우자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커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왜 그런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상대방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한다면 관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경험과 가치관, 배우자가 어떤 현상에 대해 갖는 감정과 생각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폄하하지 않고, 너그럽게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흔히 “이슈”라고도 합니다. 예를들면, 어릴적에 지독한 가난을 경험한 배우자는 돈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남들과는 다른 신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돈을 낭비한다고 생각할 때, 남들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굶어야 했고, 좋은 학교를 갈 수 없었고, 인생에서 남들이 흔히 누리는 것들을 포기해야 했다면, 당연히 돈에 대한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정상적인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고독하게 자란 배우자는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에 목말라 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금전적인 손실을 감수할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길 수 있습니다. 이런 두 사람이 부부로 살게 되었을 경우,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늘 돈과 인관관계의 문제로 다투게 될 것입니다.

어렸을 때 부터 유복하게 자란 배우자의 경우, 가난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돈에 대한 이슈를 가진 배우자의 사고와 행동이 비정상적이고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 지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없이, 자기의 경험과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판단하고 비판한다면,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커지고 나중에 큰 불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왜 그런 가치관을 갖게 되었는 지, 배우자의 직계가족과 성장환경이 현재의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 지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부간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합니다. 배우자를 뜯어고치거나 바꾸기는 어렵지만, 내가 배우자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는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문의 (703)593-9246

<김민지 / 변호사 Prosper Law PLLC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