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태문의 팝송산책

2024-01-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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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민의 노래 고별을 아시나요?

정태문의 팝송산책
가수 홍민. 그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허지만 그는 1970년대 잘 나가던 통기타 가수였다. 1971년 장미라하고 함께 부른 ‘그리운 사람’ 으로 데뷔하여 1972 년 번안 가요 ‘고별’, ‘석별’, ‘고향초’ 등을 노래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고 오빠 부대의 원조라 불릴만큼 많은 팬을 가졌다.

우린 한동안 그를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지난 11월 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는 뉴스에 팬들은 안따까움을 표시했다. 고인의 힛트 송인 ‘고별’은 노래는 원래 이태리 칸쏘네 ‘Stringiti Alla Mia Mano’가 원곡이다. 원곡의 가사내용은 “사랑하는 그대여 내 손을 잡아요. 내 손을 잡으면 그대에게 평화를 가져다 줄게요. 하늘에 한 줄기 빛이 보이네요. 난 당신을 그 빛 속으로 데려다 줄게요. 그 속에선 우리 둘만 걷고 있네요. 길을 찾아 줄까요. 당신과 난 하늘의 빛에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곤 신의 말씀이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그대와 난 별들 사이에 있어요. 우리를 멈추게 할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마치 꿈꾸는 것 처럼 우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찬란한 태양은 우리와 함께 있으니 길을 찾아 줄 거예요. 우린 하늘의 빛에 가까이 갈 거예요. 신의 음성이 달리네요.”

이곡은 1961년 Nico Fidenco가 작곡하여 Miranda Martino가 발표했으나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작곡가 겸 가수인 Nico Fidenco는 1960년 ‘What A Sky’를 발표하여 한국 뿐만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 크게 한 시대를 풍미했다. 노래 뿐만아니라 그의 재능은 다재 다능 하다. 가수 뿐만 아니라 작곡가로서도 그의 실력은 당대 최고였다. 국내에선 ‘가방을 든 여자’로 잘 알려진 음악 ‘Just The Same Old Line’을 작곡한 본인이다. 그 후에는 많은 영화 음악을 담당하였는데 첫 작품인 ‘Two Samurai For 100 Geisha”를 비롯하여 40여 편의 영화 음악을 맡았다. 그 중에서도 국내에 알려진 작품은 5편의 ‘에마누엘’시리즈 이다. 물론 에마누엘 영화도 관중 동원에 성공했지만 이에 못지않게 사운드 트랙 음악도 국내 팬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받았다. 아이러니 하게도 본국인 이탈리아에서는 1961년 발표한 ‘Legata A Un Granello Di Sabbia’ 를 부른 가수로 더 잘 알려져있다. 그 이유는 이 노래가 이탈리아 최초의 밀리언 셀러 음반으로 판매되어 이탈리아 국민들에게는 이것이 가장 강력하게 어필되었기 때문이다. 허지만 한국에선 Nico Fidenco 노래보다 Cliff Richard 노래로 더 알려졌다.


홍민은 초창기 통기타 가수로 활동하던 중 중후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톤의 창법이 방송인 이종환씨의 눈에 뛰어 그의 도움으로 레코드 음반을 낼 수 있었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또한 그의 주선으로 칸쏘네 ‘ Stringgit Alla Mia Mano’를 직접 가사를 만들어 주었고 이 노래는 방송을 타면서 대 성공을 거뒀다. 가사 내용이 원곡의 가사보다 한층 더 팬들의 마음에 움직여 가수 홍민은 수 많은 소녀팬들을 가졌다. “눈물을 닦아요. 그리고 날 봐요. 우는 마음 아프지만 내 마음도 아프다오. 고개를 들어요. 한숨을 거두어요. 어차피 우리는 이제 헤어져야 할 것을 . 사랑은 그런 것. 후회는 말아요. 기쁘게 만나 슬프게 헤어져 그런줄 알면서 우리는 사랑 한것을 운다고 사랑이 다시 찾아 줄까요.”

은은한 칸쏘네 멜로디와 홍민의 매력적인 목소리. 1970년대 당시 유행했던 통기타 연주 등 모든 소재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루어졌기 때문에 ‘고별’ 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환영을 받았던 노래였다. 특히 팬들이 가장 좋아했던 요인은 노래 가사 중 마지막 부분 “운다고 사랑이 다시 찾아 줄까요” 였다. 통속적인 가사이지만 가장 우리에게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다. 다시 한 번 읊어본다.

“운다고 사랑이 다시 찾아 줄까요.” 한 시대를 통기타와 함께한 홍민의 노래를 기억하며 그의 노래 ‘고별’을 혼자 읊조린다. “그런줄 알면서 우리는 사랑 한 것을 운다고 사랑이 다시 찾아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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