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마켓 좀도둑에 몸살
▶ 막무가내로 물건 훔치고
▶위조지폐 쓰면서도 ‘뻔뻔’
▶경찰 신고해도 출동 하세월
▶잡혀도 석방…범죄 부추겨

LA 한인타운 내 한인 마켓 입구에 감시카메라에 적발된 절도범들의 사진이 빼곡이 붙어 있다. [박상혁 기자]
각종 소매업소들에 대한 떼강도 사건을 비롯해 강절도 행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치안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LA 한인타운 내 한인 마켓들도 막무가내로 물품을 훔쳐가는 좀도둑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인 마켓 입구에는 감시카메라를 통해 적발된 매장 내 절도범들과 위조지폐 사용범들의 사진이 빼곡히 붙어있다. 넘쳐나는 좀도둑들을 막을 방법이 없어 고심하다 경찰 리포트가 끝난 케이스의 절도범들 사진을 공개적으로 붙여 놓은 것이다.
마켓 관계자는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와서 물건을 훔쳐가고 고의적으로 위조지폐를 사용한다”며 “사진을 아무리 붙여놔도 또 다시 찾아오는 절도범들도 있어 최소한의 양심이나 수치심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주일에 최소 5~6건의 절도 행위가 발각되고 있다”며 “감시카메라를 보고 잡아내는 건수가 그 정도다. 카메라만 지켜보고 있을 수 없으니 못 잡아내는 것까지 합치면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절도 현장을 발견해 현행범으로 신고해도 경찰에서 출동과 체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마켓 관계자는 “상습범을 잡았을 경우 경찰에 연락해 강력하게 출동요청을 한다”며 “그러나 경찰에 인계해도 결국에는 체포과정 없이 풀어줘 버려 범죄를 막겠다는 것인지 저질러도 괜찮다고 허용을 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고 푸념했다.
다른 마켓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종합 샤핑몰 안에 위치한 또 다른 대형 한인마켓의 오후 시간 매니저는 “좀도둑 문제도 심각하지만 팬데믹 이후 생계형 도둑들도 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매장 내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가 많이 늘었다. 잡아서 다그치면 배가 고파 그랬다고 말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고 전했다.
노숙자들의 절도도 꾸준히 늘고 있다. 윌셔가에 위치한 한 한인 마켓 관계자는 노숙자들이 많은 주변 지역의 특성상 노숙자들의 출입으로 인한 고충을 많이 겪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보안 경비요원이 상주하고 있음에도 약에 취한 노숙자들이 들어와 물건을 갖고 나가는 경우가 일주일에 1~2번씩 생긴다”며 “LA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무법지대가 됐는지 모르겠다. 엄연한 범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는 상황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주류사회 업체들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10월 대형 유통업체 타깃은 도둑들의 등살을 못 이기고 주요 도시 9곳의 매장을 폐쇄했다. 월마트, 노스트롬, 월그린도 비슷한 이유로 주요 도시 매장 몇 곳의 문을 닫은 바 있다. 전국소매연맹(NRF)은 상품 훼손, 도난, 사고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손실로 미국 소매업체들이 2022년에만 약 1,121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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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