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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났던 교인들이 다시 돌아오는 교회로 변모

2024-01-24 (수)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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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립 50주년 맞은 워싱턴지구촌교회 박승진 목사

▶ “진심을 다하면 서로 통해… 추상적인 교회 비전·사명을 구체화한 게 도움돼”

떠났던 교인들이 다시 돌아오는 교회로 변모

워싱턴지구촌교회 박승진 목사가 지난 22일 본보를 방문해 교회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박 목사는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사우스웨스턴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텍사스 플라워마운드교회 전도사, 버지니아 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 부목사, 산호세온누리교회 부목사를 거쳐 아이오와 온누리침례교회 담임목사로 7년을 섬겼다. 대학동창인 부인 박호선, 11학년 딸(하연)과 7학년 아들(하준)이 있다.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워싱턴지구촌교회(담임목사 박승진)는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한 지구촌교회는 지난해 11월 부임한 박승진 담임목사와 함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 과거의 영광이 빛을 바래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최근 지구촌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은 따뜻하고 은혜가 넘치는, 과거의 활기찬 모습을 회복했다고 입을 모은다.

부임 2개월 만에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22일 본보를 방문한 박 목사는 “50년 전통의 워싱턴지구촌교회를 두고 사람들은 충분히 저력 있는 교회라고 하지만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에는 교회의 비전과 사명이 너무 추상적이었다”며 “보다 구체적인 전략, 핵심가치를 공유하게 되면서 선교하는 교회(On-Mission Church)의 비전을 향해 이제 한 마음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지구촌교회에 부임한 소감은?
▲10여년전 버지니아비치에 위치한 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 부목사로 재직하며 워싱턴 지역을 종종 방문한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목회자로서 안타까운 부분은 한인교회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믿는 사람들에 대한 실망으로 교회의 위상이 실추되고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릎 꿇고 기도하며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 듣지 않으려 해도 들리게 되는 회복의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개월간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활동했나?
▲워싱턴지구촌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전교인을 대상으로 심방에 나선 것이다. 형식적인 방문이 아닌 같이 아프고 같이 힘들어 하며 진심으로 대하다보면 분명 서로 통하게 된다. 가장 절박하고 절실한 분들을 먼저 챙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건강한 교회로 나아가고 있다.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뒤늦게 신학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1975년 전북 이리(익산)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3학년때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가족도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 당시 유일한 안식처는 교회였다. 좌절하고 방황하던 나를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품어준 곳이 교회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교회나 목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선뜻 신학교에 지원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비 부담도 없고 취업도 보장되는 한국해양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 배를 타면서 생사를 오가는 풍랑을 만나 다시금 기도를 통해 위기를 넘겼다. 그럼에도 신학을 공부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유학을 준비하던 중에 선교의 사명을 받아 텍사스 사우스웨스턴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 이미 캠퍼스 사역을 비롯해 의료선교선(Mercy Ships)에 탑승해 선교사로 활동했던 만큼 자연스럽게 목회자의 길로 나아가고 있었다.

두 차례의 부르심(calling)에 뒤늦게 응답하며 어린 시절 나를 품어준 교회, 전 세계를 다니며 복음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비로소 목사가 돼 무엇을 해야 할 지가 분명해졌다. 밑바닥을 경험했기에 다른 누군가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고, 위로 받았기에 위로할 줄 알고, 교회에 오는 사람들에게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교회의 계획은?
▲작은 회사들도 저마다의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50년 전통의 워싱턴지구촌교회도 그간의 추상적인 비전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고 당장 실천 가능한 핵심가치들을 통해 흩어진 생각들을 하나로 모았다.

부임 후 두 달간 이러한 작업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했다. 실행위원회, 재직위원 모임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나로 모으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했다. 이제 모든 분들이 한 목소리로 하나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워싱턴지구촌교회의 비전은 ‘지구촌에 생명을 주고 제자를 삼아 선교하는 교회’다.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가 아닌 모든 성도가 선교사로서 활동하는 선교하는 교회(On-Mission Church)다.

미리 많은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앞으로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소중하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야 걱정 없이 잠도 잘 자고, 힘차게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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