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푸드의 오해
우리는 흔히 ‘모두에게 좋은’ 수퍼푸드라는 개념에 매료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경우 환상에 가깝다. 예를 들어,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어른들과 크게 다르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높은 칼로리와 단백질은 성장이 멈춘 어른들에게는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이어져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개인의 생리적, 생화학적 요구에 따라 달라진다.

▲음식은 마치 신발과도 같다
상황에 맞는 신발 선택이 중요하듯, 음식 선택도 마찬가지이다. 등산화, 집에서 신는 슬리퍼, 파티용 구두 등 각 상황에 적합한 신발이 있듯이 음식도 상황과 개인의 상태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고급스런 가죽 신발이 집 안에서의 편안함을 제공하지 못하듯, 높은 영양가의 음식이 항상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신발 선택이 발의 건강 문제를 야기하듯, 잘못된 식단 선택도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모두에게 좋은 음식보단 내게 맞는 음식을 찾는 지혜
그래서 우리는 좋은 식단을 선택할 때, 각 개인의 나이, 성별, 체격, 건강 상태에 따라 최적의 식단이 수시로 달라진다는 것을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고령자의 경우 저염식이나 칼륨이 풍부한 식단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에서 나트륨 섭취를 일일 1,500mg 이하로 제한하거나,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추가로 제공할 경우 고혈압 발병 위험이 현저히 감소한다고 한다. 반면 젊은 운동선수들에게는 높은 단백질과 탄수화물, 그리고 염분이 포함된 식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듯 내게 필요한 음식과 다른 이에게 필요한 음식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기에, 우리는 모두에게 골고루 이득이 되는 식단을 찾는 지식보단, 내게 맞는 식단을 찾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고기만 먹는 사람과, 풀만 먹는 사람은 죽는 이유만 다를 뿐 수명에는 차이가 없다
2020년 옥스퍼드대에서 엄격한 채식주의 식습관을 가진 이들 4만8000여명의 영국인들을 지난 18여년간 조사한 결과(평균 연령 45세)를 내 놓았는데, 육류를 섭취하는 집단과 비교해 채식주의자는 심장 관련 질환 발생율이 22% 가까이 낮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또한 전반적으로 낮은 상태를 유지하였음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뇌졸중 위험도는 육식을 즐겨하는 집단보다 오히려 20%이상 높아짐을 발견하였는데, 그 결과 같은 기간동안 육식과 채식을 즐기는 그룹사이의 사망률은 거의 동일했다는 결과를 내 놓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식단을 선택할 때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나에게 맞는 식단을 구성하려면
또, 현대 의학적 접근과 한의학적 관점을 결합하여 식단을 구성해보는 것도 좋다. 한의학에서는 개인의 기질과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사상체질에서 말하는 소음인이나 태음인은 차가운 성질의 음식이 해롭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더 자주 섭취하는 것이 오장의 균형을 이루는데 더 도움이 된다. 이러한 접근은 서양 의학에서 말하는 ‘개인 맞춤형 식단’과도 그 기본은 일맥상통한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