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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희망의 등불

2024-01-10 (수) 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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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극심한 고난을 당하면, 두 가지 다른 유형의 삶을 택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여 쉽게 생을 포기하거나 최선을 다해 고난을 극복하고 행복을 성취하는 사람의 삶을. 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을 보면서 사랑과 믿음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삶의 희망을 성취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가 30대 젊은 시절에 영국의 회사에서 일했을 때, L 상사의 런던 주재원으로 일하던 지훈이란 친구가 있었다. 지훈은 유명 호텔의 로비와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인 일본여성 히도미씨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다. 결혼한 후 1년이 지났을 무렵 지훈은 히도미가 말기 유방암을 앓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히도미는 암 전문의로부터 항암치료를 받았다. 6개월동안 항암치료를 했지만 치료경과는 차도를 보이지 않고 악화되었다. 결국 의사로부터 3개월의 시한부 삶의 통첩을 받았다. 히도미는 극도의 좌절감에 빠져 자신을 자학하며 매일 술로 힘든 시간을 잊으려고 했다.

히도미의 병세는 날로 악화되어 몸은 야위어서 걷지를 못하고 휠체어에 의지했다. 2개월이 지난 12월의 어느 날 히도미는 지훈에게 한가지 부탁을 한다.
“여보, 내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세요. 우리 피카딜리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애수(哀愁)’를 보러가요.”
지훈은 승락을 하고 히도미와 함께 영화관으로 가서 애수를 감상했다.


애수를 감상하고 난 후 히도미가 지훈에게 부탁한다. “여보, 우리도 로이와 마이라가 했던 것처럼 워털루 역에 가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겨봐요.”
다음 날 저녁 지훈과 히도미는 역에 가서 넓은 역사 내부를 걸으면서 육중한 벽면에 전시되어 있는 명화들을 감상했다. 두 연인은 워털루 다리를 걸었다. 로이와 마이라가 이별했던 장면을 회상하면서. 히도미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지훈은 히도미를 꼭 안고 뜨겁게 키스를 했다.

히도미는 함박눈이 내리는 1월 16일에 말기 유방암 앞에 불가항력의 자신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슬픈 인생을 마감했다.
히도미는 좌절과 자학 속에서 무기력한 삶을 보냈지만, 사랑과 믿음 속에서 하나님의 손을 붙잡고 소원해서 암을 극복하고 치유한 사람도 있다.

나의 친지인 제이는 겸손하고 신앙심이 깊으며 품행이 반듯한 워킹 맘이다.
예순이 넘도록 일하며, 자식들을 훌륭한 인재로 성장토록 교육하고 수많은 친지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선한 사람에게 생각지도 못한 고난이 찾아왔다. 2년 전 크리스마스 무렵에 유방암 검사를 했을 때 4CM 크기의 암 덩어리가 발견되어 2기로 판정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을 들은 제이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제이는 남편을 붙잡고 슬프게 울었다.
“여보, 나는 한 평생을 죄도 지은 적도 없고 가정과 남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어떻게 나에게 이런 불행이 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며칠을 깊은 실의 속에 빠져 있었다.

암 전문의의 치료계획에 따라 6개월간의 항암치료를 1월 하순부터 시작했다.
항암치료는 매우 힘들었다. 매일 몸이 쇠약해져 갔다. 연약한 몸에 5파운드의 살이 빠졌다. 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와 자리에 누으면 환부에서 오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힘겨워 했다.

이대로 암에 굴복하고 좌절할 수는 없었다. 제이는 하나님께 의지하기로 했다. 온 종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어느 날 침대에서 친지가 준 한 권의 책을 펼치고 읽었다. 감사의 기도로 중병을 완치한 두 사람의 경우가 적혀있는 기적의 내용이었다.

제이는 감사의 기도가 중병을 낳게 한다는 믿음을 가졌다. 제이는 항암치료의 고통 속에서 매일 쉬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치료받은지 2개월만에 암 덩어리가 2CM로 줄어 들었다. 6개월 후인 7월 31일에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의사가 제이에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제이를 구해주셨어요,”
제이는 감사의 기도가 희망의 등불임을 깨달았다.

<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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