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내년 2월까지 전쟁” vs 하마스 “굴복 않겠다”

2023-12-2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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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팔 전쟁 장기전 수순

▶ 네타냐후 “종전 없다” 못박아, 전쟁예산 18조 추가지출 추산…이집트 ‘3단계 종전론’에 냉담, 하마스는 휴전 등 중재안 비판…성탄절 공습 민간인 250명 사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갈등이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길 공산이 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휴전·종전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가 하면 하마스 역시 가자지구 지도자의 전쟁 발발 후 첫 공개 메시지를 통해 ‘항복은 없다’는 자세를 고수했다. 전쟁 당사자들의 강경한 입장에 ‘가자지구 내 휴전과 추가적 인질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희망이 빠르게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비관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는 물론 정부 행보를 통해 장기전에 대한 의지를 뚜렷하게 내비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주둔한 이스라엘군을 방문해 “누가 논하든 간에 종전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같은 날 의회 연설에서 “군사적 압력이 없으면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구출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집권 리쿠드당 성명에서는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지는 내년 예산에서도 드러난다. 이스라엘 정부는 의회에 제출한 예산을 통해 “고강도 전쟁이 적어도 내년 2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500억 셰켈(약 18조 원) 이상의 추가 지출을 추산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선결 조건 세 가지’도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가 제시한 바는 이란의 대리인인 하마스의 파괴, 가자지구 비무장화, ‘급진주의’ 포기로, 특히 가자지구 비무장화와 관련해 지역 내 안보 통제권을 한동안 이스라엘이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군대의 지속적 주둔을 암시했다.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미국 등의 입장을 계속 거스르는 내용이다.


하마스도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가 이날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처음 내놓은 공개 메시지를 통해 항전 의지를 고수했다. 신와르는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에 맞서 격렬하고 폭력적이며 전례 없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점령군의 조건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신와르의 주장에 대해 이집트가 제안한 ‘3단계 종전론’을 염두에 두고 항복은 없다며 도전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앞서 이집트는 ▲1단계에서 최대 2주간 전투 중단 및 이스라엘 인질 40~5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150명을 맞교환하고 ▲2단계에서 팔레스타인 정파들이 참여해 전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할 과도정부 수립에 나서며 ▲3단계로 대규모 인질·수감자 맞교환을 진행해 종전을 선언하는 내용의 종전론을 제안했다. WSJ는 “전쟁 발발 이후 이처럼 포괄적 평화안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냉담한 반응이었으며 격렬한 저항이 불가피한 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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