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시로 한정하지 말고 전공과 연결되어야 실속

2023-11-20 (월)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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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외활동

▶ “나는 누구이며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서 출발, 사회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좋아하고 잘하는 1~2개에 열정 쏟을 필요

명문대학을 들어가는 학생들의 과외활동을 보면 뭔가 특출함과 기발함이 있다. 명문대 입학은 우수한 학생들의 경연장이기 때문에 성적만 우수해서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특성이 한 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명문대학이 아닌 보통대학을 들어가는 학생들도 과외활동을 통해‘나는 이런 사람이구나’하는 것을 자각하고 깨닫는 계기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대학 입시만을 위한‘포트폴리오’를 위해 과외활동을 시작하고 전개하는 것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도 그다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학생들은 공부 열심히 해서 성적 잘 받고 과외활동에서도 개성을 보여 우수대학에 가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자신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일을 하면서 살 것인가”하는 자신에 대한 자각을 하는 데서 과외활동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과외활동이 필요한 이유

‘잘 놀 줄 아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학교를 다니는 시간은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초입단계에 해당된다. 어른이 되어서도 생계를 위해 일하는 가운데 취미활동도 하고 커뮤니티 서비스도 하면서 자신이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환원할 줄 알아야 하며 이는 미국사회의 기본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외활동은 즐기는 것이 우선이다. 대학 입시라는 명목으로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혹은 보여주기 위해서 과외활동을 한다고 하면 학생이나 학교 그리고 사회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비생산적인 활동이 될 수밖에 없다.

부모들도 자녀들이 과외활동을 할 때 자녀들이 관심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왕이면 전공까지 연결될 수 있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전공을 수차례 바꾸는 시행착오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의 과외활동을 통해 미리 진로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과외활동을 통해 자신의 독특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즉 나는 어떤 커리어를 가질 것인지 생각하는 가운데 어떤 활동 속에서 나의 모습을 만들어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취업준비생이 자신의 이력서를 준비하듯이 과외활동도 대입을 위한 자신의 이력서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과외활동 처음에 어떻게 찾을 것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그러한 것을 부모와 자녀가 찾아서 과외활동으로 선택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것은 사실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 일이지, 그저 가만히 앉아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녀가 태어나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진학하면 대부분의 경우 자녀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마련이다. 즉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리고 못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이 드러난다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머리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게 마련이다.

과외활동은 ‘가슴이 설레는 일’을 찾아주면 된다. 과학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면서 흥미를 느끼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축구나 테니스, 혹은 음악연주 등을 하면서 흥미를 느끼는 학생도 있다. 과외활동은 대학 입시에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꼭 입시에 치우쳐서 생각하지 말고 ‘인생의 문제’라고 폭넓게 시야를 갖는 것이 과외활동에서 성공하고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이다. 어떤 학생은 한 번에 찾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알아낼 수 있게 마련이다.


■대입을 입한 과외활동의 종류는

실제로 대입에서 과외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과외활동은 고등학교의 정규과목이 아니면서도 돈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하는 활동을 말한다. 때로는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경험도 대학에 따라서는 과외활동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사실 대학에서는 과외활동보다도 노동을 통해 돈을 벌어보고 그 경험을 에세이로 쓰는 것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 입시에서 차별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과외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즉 과외활동을 학교에서 후원하는 졸업앨범 제작이나 밴드, 풋볼 등의 활동에만 국한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커뮤니티 서비스와 가족활동도 역시 넓은 의미에서 과외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대학 측에서 규정하는 과외활동은 이처럼 커뮤니티 서비스, 자원봉사 활동, 가족활동, 취미 등을 모두 포괄한다.

■과외활동 왜 중요한가

과외활동은 정말 중요하다. 최근 명문 사립대와 아이비리그의 합격률은 보통 10% 안팎에 불과하다.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에 지원할 정도이면 각 학교에서 1등은 독차지해서 할 것이고 과외활동은 물론 에세이, 커뮤니티 서비스 등에서 정말 특별하고도 뛰어난 학생들일 것이다.

정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지원자는 걷잡을 수 없이 많으니 학교 당국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점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학생들이 몰려들 때 어떤 기준으로 학생들을 사정할 것인가? 지원 학생은 많고 각 학생들의 시험성적만으로는 학교에서 원하는 학생을 뽑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들이 바로 과외활동과 그와 연관된 에세이를 중요시하게 된다. 즉 과외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에세이를 원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과외활동은 무엇을 해야 한다는 정답이 따로 없다. 학생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학교도 딱히 이렇게 해달라는 정답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과외활동이 중요하다고 무리를 해서 많이 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 1~2개를 엄선해서 지속성 있게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과외활동을 선택하는 기준은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 열정, 전공분야와 관련된 것 등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택한다

가능하면 학생 스스로 과외활동의 아이템을 선택하도록 한다. 부모가 정해주기보다는 스스로 정해서 시작한 것에 더욱 애착을 느끼고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주위의 조언을 들을 수 있지만 본인의 인생관을 정하듯이 좋아하는 과외활동은 인생의 주인이 자신이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열정을 갖고 임한다

대학은 열정이 있는 학생을 좋아한다. 사실 대학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열정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잘하게 된다.

대학은 전인적인 인간을 요구한다. 전인적인 인간이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은 이왕이면 자신들이 뽑은 인재가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길 원하고 가능하면 돈도 많이 벌어서 대학에 장학금 등으로 기부하는 것을 원한다.

▲가능하면 전공분야와 관련되면 좋다

과외활동을 반드시 전공과 관련되는 것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면 전공도 정해진다. 한 고등학생이 병원에서 일정기간 환자를 위해서 봉사하는 활동을 했다면 자연스럽게 의료분야의 전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을 살펴보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분야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학교신문의 기자로 일한 학생이라면 나중에 언론계에서 일할 수도 있고 정치인 등으로 입문할 수도 있다.

▲취업으로 연결시킨다

풋볼이나 야구 등 스포츠에 소질을 보인 학생이라면 이것이 특기가 되어 대학팀에서 뛸 수도 있고 프로선수로 스카웃될 수 있다. 또한 어느 분야를 잘 해도 본인이 평생을 즐기면서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가령 예를 들어 요리에 관심을 보이고 잘하는 남학생이 있다면 처음부터 요리학교를 가서 요리 잘하는 방법을 더 배우고 유명 셰프로 성공하면 된다. 여학생이 미용에 관심을 보인다면 미용학교를 가서 훌륭한 미용사가 될 수 있다.

사실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되고 직업학교에서 자신의 필요한 소양을 쌓을 수 있다. 요는 그것이 정말 내가 좋아하고 잘하느냐는 것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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