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음주운전 치사 보석중 중국으로 달아나

2023-11-0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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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승자 사망 ‘살인혐의’

▶ 20대 여성 퇴원후 도주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치명적 사고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술에 취해 고급 승용차를 과속으로 몰다 사고를 내 동승했던 남성을 숨지게 한 중국계 20대 여성이 중국으로 달아난 사건이 알려졌다.

워싱턴주 킹 카운티 셰리프국 등 사법당국은 지난 9월 벨뷰에서 음주 사망교통사고를 낸 팅 예(26)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팅 예는 지난 9월 30일 흰색 2020년식 포르셰911 승용차를 몰고 520번 고속도로를 향해 벨뷰 112가 NE 도로를 시속 100마일로 과속 질주하다 옆 콘크리트 벽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옆에 타고 있던 중국계 남성인 야바오 리우(27)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을 보면 예가 과속으로 질주하던 포르셰 승용차는 통제력을 잃은 채 내달려 여러 차로를 가로질러 콘크리트 담장에 부딪친 뒤 허공에서 뒤집힌 채로 날아 바닥에 충돌했고, 응급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때 리우는 사망한 상태였으며 예의 몸에서 심한 술 냄새가 풍기는 것을 감지했다. 중상을 입은 예는 하버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지난달 6일 퇴원했다.

두 사람 모두 중국 국적으로 시애틀의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예는 경찰에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리우가 일했던 직장을 파악해 그의 유족에게 사망 사실을 통보했다.

팅 예는 퇴원 사흘 뒤인 지난달 9일 무렵 워싱턴주에서 캐나다 밴쿠버로 국경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곳에서 중국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경찰에 따르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팅 예의 도주를 도왔다.

지난달 9일 킹 카운티 검찰은 팅 예에 대해 자동차 살인 혐의로 영장을 발부했다. 보석금은 200만 달러로 책정했고, 여권을 반납해야 하고 워싱턴주를 벗어나서도 안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이미 국경을 넘고 있었다고 킹 카운티 셰리프국은 전했다.

지난달 23일 법원 구인영장이 발부됐지만 그녀는 출두하지 않았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 수배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은 나라들은 팅 예를 송환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조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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