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 주택국, 한국어 차별…서비스 지원 제외”
2023-10-24 (화) 12:00:00
노세희 기자
▶ 저소득층 프로그램 한인들 혜택 놓쳐
▶ K타운 액션 오늘 이사회에 시정 촉구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오랫동안 저소득층 아파트 렌트비 보조 프로그램인 섹션 8 하우징 바우처 대기자로 있다가 마침내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개인 어카운트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LA시 주택국으로부터 적절한 한국어 지원을 받지 못해 바우처를 취소당했다.
또 따른 한인 여성은 지난 9월 저소득층 아파트 입주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LA시 주택국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한국어 통역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영어를 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3자 통화를 통해 주택국 직원과 가까스로 소통할 수 있었다.
LA시 주택국(Housing Authority of the City of LA·이하 HACLA)이 법으로 보장된 한국어 제공 서비스를 소홀히 해 한국어 구사 주민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한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소득 세입자 지원단체인 ‘K타운 액션’(회장 윤대중)이 한인 세입자 20여명과 함께 24일 열리는 주택국 이사회에서 주택 당국의 한국어 지원 위반 사례를 발표하고, 언어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나설 계획이다.
이날 이사회에선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해 3명의 한인 세입자가 자신들이 경험한 한국어 지원 요청 거부 및 차별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K타운 액션에 따르면 HACLA는 연방 및 주 민권법과 이민자 언어 권리 보장, 그리고 주택국 자체 언어 지원 방침에 의거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자를 위해 통역 및 번역 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몇년동안 필요한 언어 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영어가 서툰 한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K타운 액션은 지적했다.
K타운 액션이 취합한 한국어 지원 위반 및 차별 사례로는 HACLA 사무실(2600 Wilshire Blvd., LA)에 한국어 통역을 요청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비치돼 있지 않으며, HACLA 안내 번호(833-422-5248)로 전화를 걸 때 한국어 안내 메세지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HACLA 직원과 통화가 된 후에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요청해도 거부당하는 사례가 많다. 또 HACLA는 2022년 색션 8 바우처 대기자로 선정된 신청인들에게 편지를 발송해 온라인으로 개인 계좌를 만들라는 공지를 하고 있지만 영어와 스패니시, 아르메니안, 러시아어 서비스만 제공될 뿐 한국어는 제외돼 있다.
HACLA의 퍼블릭 하우징(서민아파트) 온라인 신청 웹사이트에도 영어와 스패니시만 언어 지원이 제공되고, 한국어는 제외됐다.
이와 관련 K타운액션 측은 연방 센서스 설문조사에서 2022년 현재 LA시에 9만,329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고, 이중 62% 가량인 5만6,101명의 한인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함’으로 조사돼 있어 한인들의 언어적 고립 비율이 전체 이민자 커뮤니티 중 제일 높다며 한국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대중 회장은 “24일 오전 9시 열리는 HACLA 이사회에 관심있는 한인들은 누구나 참관과 공개 발언을 할 수 있다”면서 “이사회측에 공개 발언에 필요한 한국어 통역 서비스 제공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한인 이민자들의 언어 권리가 올바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K타운 액션이 지속적인 캠페인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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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