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인간 쓰레기 치울 것… 워싱턴에 군 투입”

2025-08-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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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장 가다 노숙자 보고 “국경처럼 단속·추방할 것”

▶ 민주당 “독재자 행세” 반발

트럼프,“인간 쓰레기 치울 것… 워싱턴에 군 투입”

11일 워싱턴 DC 시내에서 주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 회견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 DC의 자체 치안 권한을 박탈하고 연방정부가 직접 통제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국경 밖으로 이민자를 추방한 것처럼 노숙자들을 도시 밖으로 내쫓고 범죄자를 감옥에 가두겠다면서다. 연방정부 공권력 동원은 물론 군대 투입까지 불사할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루스소셜에 4장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나는 우리 수도(워싱턴)를 예전보다 더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며 “노숙자들은 당장 떠나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신속하게 (불법 이민자 단속 등을 통해) 국경을 바로잡았고, 다음은 수도 워싱턴 DC다. 범죄, 야만, 오물, 그리고 인간 쓰레기로부터 (도시가) 해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버지니아 골프클럽으로 이동한 직후 올라왔다. 골프장 가는 길에 노숙자 텐트가 눈에 거슬리자 떠나지 않으면 강제로 쫓아내겠다고 경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다음날인 11일 백악관에서 워싱턴 DC 범죄근절 대책 관련 회견을 갖고 워싱턴 DC의 경찰 업무를 연방정부 직접 통제 하에 두고, 군을 수도 치안 강화에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워싱턴 DC 경찰국을 연방정부 직접 통제하에 둘 것”이라며 워싱턴 DC에서 공공 안전 및 법질서를 재확립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배치해 필요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수사국(FBI)과 마약단속국(DEA),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공원 경찰 등 약 500명의 법집행 요원들이 워싱턴 DC 순찰 업무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즉각 반발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범죄가 급증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2023년 범죄가 급증한 건 맞지만 우리는 지난 2년간 폭력 범죄를 줄이는 데 주력했고, 현재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춰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밸홀런 연방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은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예행연습으로 우리나라의 수도에서 독재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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