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뱅크오브호프, 대대적 조직개편 단행

2023-10-24 (화) 12:00:00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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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둔화 국면 대비 지역구조 사업 중심

▶ 직원 180여명 감원, 경영 안정성에 역점

뱅크오브호프, 대대적 조직개편 단행

뱅크오브호프 케빈 김 행장이 23일 윌셔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확정된 은행의 조직 개편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뱅크오브호프, 대대적 조직개편 단행

선두 한인은행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가 전면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한 발 앞서 전략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비용 절감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반적인 금융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당분간 향후 실적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구조 개편이 충격 요법으로 작용해 향후 순익 개선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지역 중심서 사업부 체제로

케빈 김 뱅크오브호프 행장은 23일 LA 한인타운 윌셔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 개편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케빈 김 행장은 “핵심은 지역별 영업 조직을 사업 부문·상품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상업 금융(Commercial Banking), 소매 금융(Retail Banking), C&I 금융(Corporate Banking),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금융(Fee-based Business Banking) 등 4개 부서(그룹)로 재편된다. 이전에는 행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진과 함께 동부·서부 등 지역 총괄이 은행을 이끌어왔는데 사업 그룹별로 전면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뱅크오브호프 내 경영진들의 역할도 바뀌게 된다. 대표적으로 김규성 동부지역 총괄 수석전무가 상업 금융 부문을 이끌게 됐다. 또한 상업 금융과 함께 가장 중요한 소매 금융은 현재 대니얼 김 전무(최고전략책임자)가 임시로 총괄 중인데 곧 외부에서 책임자가 새로 부임할 예정이다.

케빈 김 행장은 “이자율 변동, 국채금리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황 등과 같은 경제적 불확실성 요인뿐만 아니라 디지털 뱅킹 등 비은행권과의 경쟁 등 구조적인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이번 조직 개편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감원·지점 감축 통해 비용 절감

조직 개편에는 인력 감축과 함께 비용 절감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케빈 김 행장은 “기업 환경이 변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인력 변동은 항상 있는 일”이라며 “전체 직원의 13%가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기준 뱅크오브호프의 총직원이 1,460명임을 고려하면 레이오프 된 직원은 약 180여명에 달한다.

인력 조정에 더해 현재 54개인 지점 숫자도 줄어든다. 미 전역에서 9개, LA에서는 2~3개 지점이 없어진다. 지점 폐쇄는 감독 당국과 협의 하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점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케빈 김 행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은행의 장기 성장을 위해 꼭 필요했다”며 “조직 개편에 영향을 받은 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

조직 개편과 함께 이날 발표된 뱅크오브호프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월가가 전망한 수준에 부합했다. 2분기 순익이 3,005만달러(주당 0.25달러)로 전년 동기 5,375만달러 대비 44.1% 감소했다.

<도표 참조>

반면 주요 외형 부문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산은 200억7,636만달러로 전년 동기(190억8,339만달러) 대비 5.2% 증가, 예금은 157억3,986만달러로 전년 동기(155억221만달러) 대비 1.5% 각각 증가했다. 반면 대출은 143억619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154억9,119만달러) 대비 7.6% 감소했다. 자산·예금 증가 속에서 대출을 줄이는 안정적인 전략을 펼친 것이다.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만큼 뱅크오브호프는 향후 경영 안전성에 주의를 기울일 계획이다. 케빈 김 행장은 “우리는 비용 관리 측면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오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순익은 감소했지만 예금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은행 체력은 강해지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고 실적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인 호프 뱅콥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주당 14센트의 현금 배당 계획도 발표했다. 배당은 전분기와 같은 수준이며 오는 11월2일 장 마감을 기준으로 등재된 주주를 대상으로 오는 11월 16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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