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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누군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2023-09-21 (목) 크리스토퍼 권 박사/Christopher Kwon,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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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9월 16일 맨하탄 예일클럽(Yale Club)에서 열린 한미장학재단동북부지부 장학금 수여식에서 주어진 닥터 권의 기조연설을 한국어로 요약한 것이다.
닥터 권은 휴스톤의 Emergency Group 의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뉴욕총영사를 지낸 문봉주 대사의 큰 사위이기도 하다. 문 총영사는 재임 중 틈나는대로 한인교회에서 성경강의를 한 크리스천으로 은퇴 후 목사가 되었다고 한다. 닥터 권은 이 날 장학재단에 5,000달러의 장학금을 기증했다.)

1970년 한 젊은 임산부가 산상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인기척이 없는 야밤, 별이 유난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갑자기 기도를 중단하고 산에서 내려와 어머니에게 달려갔습니다. 어머니, 하나님을 만났어요. 틀림없이 아들이에요. 나는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어머니 소신자 권사님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자상하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신앙심을 심어 주셨습니다. 메일 밤 잠들기 전 나를 위해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첫 번째 사람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나에게 영향을 준 여러 사람이 있습니다. 1980년대, 한국에서 온 8살 소년에게 교회 선데이 스쿨에서 성경을 가르친 백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남루한 옷차림이었으나 우리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그는 정직과 열정, 인격을 강조하고 무엇이 깊은 가치가 있는지를 실천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AP 생물 교사, Huller 선생님은 나를 스마트하다고 칭찬해 자신감을 갖게 했습니다.
기하 선생님, Carrey는 수학을 좋아하게 한 분이었습니다. 이 선생님 덕분에 나는 수학을 두려워 하면서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10학년 때 하인즈 수학 선생님은 방과 후 테니스 시합을 한 스승이면서 경쟁자였습니다.

학급에서 테니스를 잘 하는 편이었으나 그에게 여지없이 지고 말았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보다 잘 한다고 믿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항상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생님은 겸손을 강조했습니다. 박성규, 폴 리 목사님도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셨습니다. 두 목사님은 청소년 시절, 식어가는 하나님 사랑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상대성 이론으로 노벨물리상을 받은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아실 겁니다.
빛의 속도를 측정한 James Maxwell, Albert Michelson은 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정말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천재 과학자들이 아니라 철학자, 경제학자, 역사학자였던 Davis Hume 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흄은 시간과 공간 개념을 과학과 접목시켰습니다. 그의 ‘큰 생각’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선, 경이로운 발상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언젠가 누구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한미장학재단은 한인 2세 교육을 위해 설립된 아주 좋은 조직(A Fantastic Organization)이고 그래서 나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줄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재정 지원 이상입니다. 우리는 귀중한 시간, 어려운 이민을 살아온 경험, 전문 지식, 집단적인 지혜,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영적 안목 (Spiritual Insight ), 자랑스러운 한인의 뿌리의식을 후세대에 물려 주어야 합니다.

오늘 장학금 수여의 날, 나는 여러분이 이 도전에 함께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온 세상에 우리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다음 세대의 지도자에게 영향을 주어야 하는 결의를 다짐했으면 합니다.

한미장학재단은 앞으로 오랫동안 이 뜻깊은 사업을 게속할 것이고 장학금 수여식도 이어질 것입니다. 앞으로 20년 후 다음 세대 지도자가 오늘 나처럼 기조연설을 할 것입니다.

그 사람은 휴스턴에서 온 의사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 어쩌면 아인슈타인같은 노벨 수상자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크리스토퍼 권 박사/Christopher Kwon,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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