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K씨는 최근 갑자기 극도의 불안감이 닥치면서‘마치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겪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진단 결과, 불안장애 일종인‘공황장애(Panic Disorder)’ 진단을 받았다. 공황장애는 가슴이 뛰고 숨이 막히는 증상 때문에 심혈관·폐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다.
공황장애는 갑자기 극도의 불안과 이로 인한 공포를 느끼는 질환이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불안이 수분에서 수십 분간 지속되다가 가라앉는 것이 여러 번 반복된다. 공황발작이 오면 심계항진, 발한, 떨림, 후들거림, 숨 가쁨, 답답함, 흉통, 메스꺼움, 어지러움, 멍함, 공포, 감각 이상 등 증상이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진료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공황장애 진료 인원이 2017년 13만8,736명에서 2021년 20만540명으로 6만1,804명으로 4년 새 44.5% 증가했다. 박재섭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는 초기 성인기 발병이 흔한데, 국내에서는 40대에 뒤늦게 진료를 받거나 만성화해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며 “스트레스에 더해 고혈압·당뇨병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진료 기회가 늘면서 함께 치료를 시작하는 영향일 수도 있다”고 했다.
공황장애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윤현철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스스로 공황장애라고 진단하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일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상담 후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공황장애는 주로 임상적인 면담을 통해 진단한다. 증상이 심혈관 질환이나 폐 질환과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처음에는 신체 질환으로 인한 증상은 아닌지 검사를 진행한다.
다행히 공황장애는 약물 치료 시 효과가 좋은 편이다. 약물치료는 보통 항우울제로 알려진 SSRI 등 약물이 효과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어서 초반에는 항불안제 등 효과가 빠른 약물과 같이 사용하는 편이다. 이 밖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몸의 여러 근육을 긴장했다가 이완하는 ‘이완 요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공황장애 환자는 공황발작이 일어났던 상황을 과도하게 회피하게 돼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가 많다. 이때 치료를 유지하면서 담당 전문의와 상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되도록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황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진 스트레스, 술, 과도한 카페인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약물 치료로 공황장애가 호전되기 시작하면,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는 사람이 많다. 이럴 때에는 치료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므로 약물 복용에 대한 의사결정 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
윤현철 교수는 “공황장애는 스스로 ‘죽지 않는 병’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 검사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속 주지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신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또한 공황발작이 시작됐을 때 신체 반응을 줄이기 위해 편안한 마음을 갖고 이완하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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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