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오페라로 재 탄생

2023-09-08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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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오페라 2023시즌, 9월22일부터 6차례 공연

▶ 프로젝션*조명 등 창조적인 무대로 시선 사로잡아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오페라로 재 탄생

SF 오페라에서 공연하는 ‘스티브 잡스의 진화’ 중 한 장면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오페라로 만들어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의해 공연된다. 2020년 시즌에 발표될 예정이던 이 오페라는 팬데믹으로 중단된 바 있으며 9월22일 베이지역 초연으로 오페라 팬들을 찾아간다. ‘스티브 잡스의 (혁신)진화(The (R)evolution of Steve Jobs)’으로 명명된 이 오페라는 잡스 역에 바리톤John Moore, 지휘는Michael Christie 가 맡는다.

잡스의 격동적인 생애를 그린 이 오페라는 2017년 산타페 오페라에 의해 세계 초연된 바 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협동 위촉을 담당, 작곡은 메이슨 베이츠, 대본은 퓨리처 상을 받은 마크 캠벨에 의뢰했다. ‘The (R)evolution of Steve Jobs’는 초연 이후 7개의 오페라 컴퍼니에서 공연했으며 2019년에는 베스트 레코딩 부문에서 그래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오페라로 재 탄생

SF 오페라에서 공연하는 ‘스티브 잡스의 진화’ 중 한 장면


작곡가 메이슨 베이츠(Mason Bates) 는 전자 음악의 대가로서 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마스, 시카고 심포니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등과도 협업한 바 있다. 캐네디 센터와 시카고 심포니의 레지던트 작곡가로도 활약한 바 있는 베이츠는 스티브 잡스 오페라에서 바그너 특유의 유도동기 선율을 인용, 각 캐리터마다 독창적인 전자 리듬으로 인물의 성격을 다양하게 표현해 줄 예정이다.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오페라로 재 탄생

작곡가 메이슨 베이츠(Mason Bates)


스마트 폰을 탄생시킨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답게 무대 또한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시애틀 타임스 등은 ‘The (R)evolution of Steve Jobs’ 야 말로 장쾌한 프로젝션, 독창적인 조명 등으로 이야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아낸, 말도 안되는 무대의 창의성을 선보이고 있다고 극찬한 바 있으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관객을 압도하는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무대 디자인 Victoria (Vita) Tzykun, 조명 Japhy Weideman, 프로젝션 디자인 Ben Pearcy가 맡아 잡스의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한다.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오페라로 재 탄생

스티브 잡스 역을 맡은 바리톤 존 무어(John Moore)


지휘를 맡는Michael Christie는 ‘The (R)evolution of Steve Jobs’의 초연 무대를 지휘하여 레코딩 부문 그레미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3년에는 ‘The Gospel of Mary Magdalene’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데뷰 무대를 가진 바 있다.

스티브 잡스는 1955년 조앤 시블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외조부의 결혼반대로 폴 잡스와 클래라 헤고피언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를 자주 빼먹는 불량 청소년이었으나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교 시절 부터 휴렛 패커드 사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창업자의 꿈을 키운다. 포틀랜드의 리드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다 중퇴한 잡스는 이때부터 일본인 승려 오토가와에 감화받아 불교에 귀의한다. ‘The (R)evolution of Steve Jobs’는1965년 잡스의 아버지 폴이 아들의 10살 생일을 맞아 집 창고에 작은 작업실을 마련해 주고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을 격려하는 프롤로그로 시작된다.
2007년 잡스가 '원 디바이스'(아이폰)을 공개하며 '세상을 혁신시킬 것'이라고 선언하는 장면이 둘째 장면으로 등장하며 첫사랑과의 만남과 이별, 아내 로렌과의 첫 만남, 잡스의 영적 멘토인 선불교 승려 오토가와 고분과의 만남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한 예언 등이 펼쳐진다.


이번 오페라는 기업가로서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복잡했던 잡스의 인생을 내밀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잡스의 성격에 큰 영향을 준 아버지 폴과 아내 로렌 파월 잡스, 또한 잡스가 처음 자신의 자녀로 인정하지 않았던 교제 상대와의 관계 등도 심도있게 다뤘다.

대본을 쓴 극작가인 마크 캠벨은 인터뷰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사람에 대한 오페라를 제작하면서 진보된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며 프로젝션과 조명 등의 특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스티브 잡스의 책을 읽고 그가 만든 제품을 갖고 있어서 그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그를 인간으로 만들어 그의 인생에서 아름답지 않은 것들, 그의 허풍과 진정한 힘 등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곡가인 메이슨 베이츠는 잡스의 예술혼과 첨단 테크 감각을 보여주기 위해 기타를 포함한 전자 악기들과 오페라의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을 혼합하여 극찬 받았다. 메이슨 베이츠는 교향곡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접목해 그매미상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공연 일정 : 9월 22일 (오후7:30), 24 (오후 2시), 27 (오후 7:30 ), 30 (오후 7:30 ); 10월 3일 (오후 7:30 ), 7 (오후 7:30 ), ▶장소 : SF 워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

한편 2023-24 시즌을 개막하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9월8일 오프닝 갈라를 시작으로 베르디의 ‘일트로바토레’, 바그너의 ‘로엔그린’ 등의 작품을 내년 7월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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