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재판서 ‘성추행 진실 여부’ 다루지 않기로
▶ 공화 여론조사선 지지율 52% ‘파죽지세’ 1위, 디샌티스 2위 ‘수성’… 라마스와미 1%→6%
27년 전 성추행과 관련한 민사 소송에서 패소한 뒤에도 피해자와 추가로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더욱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이 피해자 E. 진 캐럴이 낸 별도의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해 성추행과 관련한 진실성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캐럴이 1996년 뉴욕 맨해튼의 백화점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반복할 필요가 없고, 지난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쏟아낸 발언들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만을 증명하면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소송을 통해 지난 5월 민사소송 패소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뒤집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법원이 소송에서 다룰 쟁점을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제한함에 따라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별도 소송에서 다뤄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근본적으로 지난 5월 재판에서 다룬 발언들과 성격이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5월 성추행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500만 달러(약 67억 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500만 달러 중 202만 달러는 성추행과 폭행에 대한 보상이었고, 명예훼손에 대한 보상액은 298만 달러였다.
당시 명예훼손으로 인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성폭행 주장에 대해 “완전한 사기와 거짓말”이라고 부정한 것이었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될 별도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다뤄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성폭행 의혹을 반박하면서 “그 여자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대목이다.
한편, 내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경선 시작을 4개월 정도 남겨 놓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공화당 첫 경선 후보 토론 이후인 지난달 25~31일 미국의 성인 1,5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 5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 뒤를 이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8%의 지지를 얻어 1위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30%포인트 넘는 격차를 보였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인 후보였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7%로 뒤를 이었고, 두각을 보이고 있는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6%, 팀 스콧 하원의원이 3% 지지율을 보였다. 첫 번째 토론에서 가장 공격적인 태도를 이어간 라마스와미 후보의 경우 지난 6월 조사에서 지지율 1%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6%로 지지율이 상승해 토론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확인됐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43%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굳혔다고 답했다. 나머지 20%는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7%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 후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AJ)이 지난달 24~30일 공화당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4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59%를 기록했다.디샌티스 주지사는 지지율이 13%포인트 하락, 13%에 불과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46%포인트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