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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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북한 고아와 농민에 펼친 이웃 사랑의 기록”

2023-07-21 (금)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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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준 회장 . 자신의 삶의 여정 담은 회고록 ‘약속’출간

▶ 북한과 최초 합작 영화 ‘산넘어 마을’제작, 통일 메시지 전해

“어려운 북한  고아와 농민에 펼친 이웃 사랑의 기록”

저자 배병준 회장과 플레젠튼의 자택에서 인터뷰

플레젠튼(Pleasanton)에 거주하고 있는 배병준(Joon Bai) 회장(86. Trans Western Pictures,LLC 대표)이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여정을 담은 회고록 ‘약속’(Promises)을 출간했다.
“어려운 북한  고아와 농민에 펼친 이웃 사랑의 기록”

‘약속’ 한국어판과 영문판 책자 표지


한국어와 영문 두권으로 나온 이 책은 미국 주류 사회에서 성공한 사업가로서 1997년부터 20여년동안 굶주리고 있는 고향땅의 북한 고아와 농민을 지원한 내용을 자세히 적고있다.

배병준 회장은 “ 이 책은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인 ‘이웃 사랑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죽어가는 북한의 고아를 살린것은 ‘이웃을 사랑하고 복음전도를 평생 실천한 어머니를 따르겠다고 한 약속의 실현’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자신은 늘 기도해주던 어머니와 지극히 사랑했던 아내 (규희: 1935-2019)와의 약속을 이루려 살아온것으로 생각하고 책의 제목을 ‘약속’으로 정했다.

배병준은 1937년 9월 3일 함경북도 회령의 목재상을 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북한에서 살수 없어 강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온 가족이 부산으로 피난을 했다. 이곳에서 13살의 배병준도 먹고 살기위해 길거리에서 담배를 파는 행상을 하는등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온갖 어려움 가운데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후 1959년 9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어머니가 준 50달러를 갖고 온 그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미조리주립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학업중 숱한 시련과 어려움은 신앙의 힘으로 극복했다
이 당시 시카고 웨슬리메모리얼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던 규희를 만나 1964년 결혼을 하게 된다. 책에는 아내 규 희와 주고 받은 사랑의 편지도 수록하고 있다.
1966년 대학을 졸업후 시카고 교외의 엑스트루도 필름(Extrudo Film) 회사에 취업하여 6만여명의 직원중 2년연속 우수직원에 선정되는등 크게 인정을 받았다. 북미 플라스틱 회사를 5년간 운영하며 경험을 쌓은후에는 1983년 헤이워드에 플라스틱 백을 만드는 트랜스 웨스턴 플리머스(Trans Western Polymers)라는 이름의 개인회사를 설립했다.


30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직원 600여명에 연간 2억달러 매출의 회사로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 그래서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CEO에 선정되기도 했다. 6,25전쟁시 부산의 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소년이 최고의 기업가로 성공한것이다.
사업이 번창하던 1997년 1월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가던중 KQED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해 (1996) 10만명의 북한아이들이 기아로 죽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래서 그 많은 아이들이 굶어 죽었다는 것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먼저 고향인 회령부터 돕기로 생각했다. 그래서 토스템 빵 1천 상자를 구입하여 50만개 이상의 빵을 40피트 컨테이너에 가득 채워 보냈다.
“어려운 북한  고아와 농민에 펼친 이웃 사랑의 기록”

1998년 북한 청진의 2-4살 고아를 방문한 배병준 회장(뒷줄 왼쪽서 네번째부터)과 아내 규희


1947년 고향을 떠난지 50년만인 1997년 회령 땅을 밞은 그는 북한에 빵 공장을 건립하는등 고아 돕기에 적극 나섰다. 식량,의약품,의복을 보내고 수해복구도 지원했다.
그러나 구호활동 만으로는 가난의 해결책이 되지 않아 벼와 옥수수 수확을 늘리기 위해 농작물 개량에 나섰다. 농업 혁신의 불을 지피기 위해 연길의 농업전문가를 고용해 2년동안 농부들에게 씨앗의 발아부터 수확까지 가르쳤다. 고향의 아이들이 기근으로 죽는 것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한것이다.
배병준 회장은 북한을 돕기위해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 북한에 50번 이상 다녀왔다.
또 최초로 북미합작 영화 ‘산넘어 마을’을 제작했다. 이 영화는 남한 군인과 북한 간호사와의 사랑을 다룬 영화로 북한 땅에서 직접 제작하여 2012년 5월 15일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첫 시사회를 가졌다. 이 영화는 진정한 사랑은 인간이 만든 불행과 분열을 뛰어 넘어 우리를 하나로 묶을수있다는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특히 이 영화를 통해 오직 사랑으로 분단된 땅을 통일 시킬수있다는 어머니와 아내 규희의 기도를 전달하고, 몸은 죽어도 영혼은 영원히 살수있다는 기독교의 진리를 북한 사회에 처음으로 전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려운 북한  고아와 농민에 펼친 이웃 사랑의 기록”

북한과 최초 합작영화 ‘산넘어 마을’ 포스터 . 2012년 개봉됐다.


이 영화는 북한 주민 모두가 극장과 TV에서 세번이상 본것으로 알려져있다. 영화 ‘산넘어 마을’은 2012년 하와이 세계 영화제에서 시사회를 가졌으며 시카고영화제 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와 뉴욕 한인영화제에도 참가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북한 제작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할 수 없어 울산 영화제시사회에서만 상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배 회장에게 북한 주민을 조건 없이 도와준 노력에 존경과 영화를 통해 통일이 되도록 힘쓴 공을 높이 평가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또 배병준 회장은 2019년에는 홍수로 파괴된 학교 건축에 나서 85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있는 3층의 회령중고등학교 건물을 신축했다. 이 학교는 지난 1990년 별세한 어머니의 이름을 딴 ‘ 이윤희 학교’로 명명되었다.

플레젠튼의 자택에서 기자를 만난 배병준 회장은 “ 이러한 모든 일들은 신앙이 깊으신 어머니의 기도와 사랑하는 아내 규희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독교 학교 호수돈여고 를 졸업한 어머니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신앙의 유산을 물려준 믿음의 영웅이자 복음전파의 용사이었다”고 회고했다. 배병준 회장은 “ 세상의 역사는 변화함으로 동족을 사랑하는 마음의 혁명이 일어나면 이념을 초월하여 통일을 할수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국의 책:봄 출판사가 최근 발행한 이책은 총320페이지이며 책의 뒷부분에는 여러 사진도 실려있다.

8순을 넘긴 나이에도 건강한 모습의 배병준 회장은 중국 연변지역 조선족의 생활과 만주지역 위안부의 실상을 알리기위한 ‘진달래 꽃 피울때’(가칭) 책의 집필에 열중하고 있다.

저자 이메일: jbai9@yahoo.com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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