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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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주년, 우리의 나아갈 길

2023-07-17 (월) 폴 김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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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과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6.25 한국전쟁 휴전협정 직후인 1953년 10월1일 조인하고 국회 비준을 거쳐 이듬해 11월18일 발효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기초로 하여 한미 간에 체결한 군사동맹에서 출발한다.

오늘날의 한미동맹은 2009년 이명박 vs 오바마의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한미동맹 공동비전’에서 군사·안보 차원을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로 확대할 것을 논의한 이래, 올해 4월26일 윤대통령과 바이든의 ‘워싱턴 선언’으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민주주의 인권의 증진에 기여하고 전 세계적인 현안에 대해 공동대응 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였다.

한미동맹은 양국 간에 초고도의 협상기술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상호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맹을 막연하게 동아줄이라고 믿고 기대하기보다는 향후에도 여전히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현실감각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미동맹이 발전적으로 진화해온 배경에는 우리는 물론이고 미국에도 전략적으로 충분한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성장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한국을 영원히 마지막 태평양 방어선으로 삼을 것이라 믿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6.25 도발의 직접적인 빌미가 되었던 1950년 1월12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에치슨 라인’의 전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국제정치학자인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가 설파했듯이 “국가는 기본적으로 도덕적이라기보다는 철저히 이기적이기 때문에 국가 간에는 정의로운 전쟁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서 미국과의 핵무기 운영에 관한 정보공유와 공동계획을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한미 간의 군사동맹이 핵 동맹으로 발전하는 전기를 이루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지만 이번 합의가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실질적 안보를 제공하는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상당수 존재한다.

나아가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북한의 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핵 보유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보다 적극적인 주장도 있다. 워싱턴선언의 성과에 대해 긍정적이든 회의적이든, 대세는 한국의 핵 보유를 영원히 배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것 같기는 하다.

자주(自主)는 구호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자국만의 힘으로 안보를 담당하는 나라는 없다. 서로 동맹을 맺어 유사시 상호 도움을 주고받는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의 구조적 측면에서 주변국과의 이해관계가 밀접하기 때문에 다자간에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외교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케네디 대통령이 말했듯이 “내치에 실패하면 단지 선거에 지지만, 외교에 실패하면 모두를 죽음으로 내몬다.”(Domestic policy can only defeat us; foreign policy can kill us.)

<폴 김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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