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반 붕괴, 일반 주택보험으로는 커버 안돼’

2023-07-11 (화) 12:00:00 노세희 기자
크게 작게

▶ 팔로스버디스 산사태 관련 보험 규정은

▶ 자세한 원인분석 필요, 홍수·지진·싱크홀 등 별도 플랜에 가입해야

‘지반 붕괴, 일반 주택보험으로는 커버 안돼’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의 산사태 피해 주택들은 일반 주택보험의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지난 8일 팔로스버디스 지역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의 게이트 커뮤니티인 롤링힐스 팍 빌라스 단지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한인들이 소유한 주택 2채를 포함한 12채의 가옥이 큰 피해를 입었다. 사고 발생 이틀인 지난 10일 현재 지반이 급속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어, 피해 주택들이 가파른 협곡 밑으로 추락할 가능성마저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피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 안모씨는 “주택소유주협회(HOA)를 통해 주택보험에 가입했는데 보험회사에 문의를 해보니 산사태로 인한 피해는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입주자에게 디파짓과 렌트비도 돌려 줘야 하는 상황인데 난감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산사태로 주택이 파손됐을 때 주택보험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한인들의 관심이 높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택보험의 기본적인 보상범주는 화재, 번개, 폭우, 우박, 폭발, 폭동, 차량이나 비행기로 인한 피해, 절도, 화산폭발, 낙석 등이다. 그러나 산사태나 지반붕괴, 홍수, 지진, 싱크홀 등으로 인한 손실은 별도의 보험 플랜에 가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으로 인한 바람 피해는 보상받을 수 있지만, 이에 수반한 홍수 피해는 보상받기 힘들다.


피해 주택이 위치한 주택단지는 지난 1978년 조성됐다. 특히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페어트리 레인은 협곡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가파른 비탈 위에 위치해 있다.

시 당국은 이번 산사태가 지난 겨울 내린 집중 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자세한 원인은 지질학자들의 조사가 완료된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파머스 보험의 스티브 진 에이전트는 “산사태가 일어날 우려가 있는 주택은 보험 가입시 추가 보험료를 내고 특별히 그에 해당하는 항목(earth movement)을 추가하거나 별도의 보험에 가입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사태(landslide)’는 지진의 일종으로 취급되며, 진흙이 물과 섞여 시냇물 처럼 휩쓸고 내려 오는 ‘진흙사태(mudflow)’는 홍수로 간주된다.

호프 법률그룹의 김수진 변호사는 “산불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겨울비로 산사태가 발생하고, 땅을 메운 곳의 주택이 비로 인해 지반이 내려앉아 부동산이 피해를 입을 경우 피해 보상이 아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산불로 식물과 흙이 불에 타 지력이 약화돼 발생한 산사태는 주택보험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1차적 피해 원인은 산불이며, 2차적 피해 원인이 빗물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반 침하가 땅 다지기를 잘못한 시공업자의 잘못으로 발생했다면 소송을 통해 배상받을 수도 있다.

캘코보험의 진철희 대표는 “주택보험에 가입할 때는 다른 사람에겐 필요 없어도 나에게는 필요한 사항이 있는지를 살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진보험이나 홍수보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별도로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세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