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적 망상’에 아이를 사망케 하다니

2025-08-29 (금)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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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시험” 4세 아들 호수에 익사케 한 여성 살인혐의 기소

▶ 남편도 ‘믿음 증명’ 중 익사

오하이오주에서 종교적 망상에 사로잡힌 아미쉬 교인 부부가 ‘신앙의 시험’을 이유로 아들을 호수에 던져 숨지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투스카라와스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루스 R 밀러(40·밀러스버그 거주)는 지난 23일 애트우드 호수에서 4살 아들 빈센트를 물에 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1급 가중살인 등으로 기소됐다. 루스는 조사 과정에서 “아이를 하나님께 바친 것”이라며 “신이 자신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남편 마커스 J 밀러(45) 역시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수영으로 호수의 모래톱까지 건너려다 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셰리프 오르비스 캠벨은 “부부는 신으로부터 임무를 받았다고 믿고 호수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했고, 이를 좌절로 받아들인 끝에 비극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루스 밀러는 남편 사망 직후 4살 아들을 호수에 던진 뒤, 세 명의 10대 자녀(18세 쌍둥이 아들, 15세 딸)에게도 같은 ‘믿음의 시험’을 요구했다. 다행히 세 자녀는 물에서 살아나왔지만 극도의 혼란과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당국은 전했다. 이후 루스는 아이들을 태운 골프카트를 몰다 돌담에 충돌해 호수에 빠졌으며, 구조된 직후에도 “기도해 달라”며 이상 발언을 계속했다.

수색에 나선 구조대는 사건 당일 오후 빈센트의 시신을 부두 인근 수면 아래에서 발견했으며, 이튿날 새벽에는 마커스의 시신을 부두에서 약 160피트 떨어진 곳에서 인양했다. 루스는 현재 정신 건강 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혐의도 추가로 적용된 상태다.

밀러 부부의 교회와 가족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교리나 신앙과 무관하며 정신질환에 따른 비극”이라며 “이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왔으나 안타까운 결과를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캠벨 셰리프 국장은 “루스가 아이들을 계획적으로 해치려 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다만 그녀는 극심한 신앙적 망상 상태였고, 그 결과 두 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현재 세 자녀는 카운티 보호 당국의 관리 하에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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