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린스만호, 6월 2연전 1무 1패…29개 슈팅 때리고도 1득점 그쳐
▶ 순간집중력 떨어지는 수비도 문제, 설영우·박용우 등 발굴은 수확
클린스만호가 6월 A매치를 1무 1패로 마치며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나폴리)를 활용하지 못하자 공수밸런스가 무너졌고, 최전방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부재로 클린스만 감독이 공언한 ‘공격축구’를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다만 설영우 박용우(이상 울산 현대) 홍현석(헨트) 등 새 얼굴을 발굴한 것은 그나마 수확이다.
축구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는 1-1로 비겼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인 엘살바도르는 한국(27위)에 비해 한 수 아래의 전력임에도 대표팀은 끝내 황의조(FC서울)의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했다. 페루를 4-1로, 엘살바도르를 6-0으로 각각 대파한 일본과 직접 비교됐다.
클린스만호가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는 골 결정력 강화다. 대표팀은 두 경기 모두 주도권을 잡았지만 번번이 득점 기회를 날렸다. 정교함이 현저히 떨어졌다. 축구 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대표팀은 2연전에서 29개의 슈팅(유효슈팅 8개)을 때리고도 단 1득점만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수들의 부족한 체력을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90분 풀타임을 뛸 선수가 손흥민밖에 없다”며 “황의조, 조규성(전북 현대)도 월드컵 이후 K리그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시간이 길었다. 오현규(셀틱)도 소속팀에서 90분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지구력 유지가 어려워 보였다”고 평가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공격력 강화를 위한 뚜렷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득점력을 올리기 위해선)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 훈련을 통해 경기장에 나갔을 때 득점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기보단 선수들의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수비도 답답했다. 김민재와 김영권(울산 현대)이 각각 기초군사훈련과 부상으로 빠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불안한 수비조직력을 보였다. 특히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드러냈다. 페루전에서는 단 1개의 유효슈팅이 실점으로 이어졌고, 엘살바도르전에서도 2개의 유효슈팅 중 1개가 골로 연결됐다.
그 와중에 새 얼굴들은 대체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는 평이다. 가장 큰 수확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설영우였다. 엘살바도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압박수비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대표팀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인 우측 풀백 자리에서 향후 김태환(울산), 김문환(전북 현대)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우영(알사드) 손준호(산둥 타이산) 백승호(전북)의 공백은 박용우와 홍현석이 무난하게 메웠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용우는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고, 홍현석은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대표팀 신형 엔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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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