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간 예술인 음악의 기록과 보존은 의미 있는 작업”

2023-06-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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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 뮤직 엔터테인먼트’ 레코딩 스튜디오, 피아니스트 겸 엔지니어 에스더 이씨

▶ “순간의 기록으로 입시·오디션·콩쿨 도와”

“시간 예술인 음악의 기록과 보존은 의미 있는 작업”
“시간 예술인 음악의 기록과 보존은 의미 있는 작업”

CS 뮤직 엔터테인먼트’ 레코딩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피아니스트 에스더 이씨.


“시간 예술인 음악을 기록하는 건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라이브 콘서트는 우리 마음 속에만 남지만 녹음과 녹화는 영구히 보존됩니다. 누군가는 음악을 기록하고 보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남가주 한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보기 드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한인 피아니스트가 있다. 음악 연주와 뮤직 테크놀러지를 접목시켜 음악 연주를 미디어화 하는데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에스더 이(한국명 이승현)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씨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나와 서울대 음대에 재학하다 독일 유학길에 올라 하노버 국립음대와 데트몰트 국립음대에서 피아노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재원이다. 이후 고향인 미국으로 와 남가주의 명문 음대인 USC 손튼 음대에서 피아노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슈베르트 국제 피아노 듀오 콩쿨에서 만장일치로 2위 없는 우승, 베벌리 오디션에서도 우승하며 연주자로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본격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해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졌다. 이씨의 남편인 장성씨도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유명 피아니스트여서 코로나 사태는 이씨 부부에게 누구보다도 절망을 안겨준 시기였다. “코로나가 터지고 남편의 연주 스케줄이 하루에 5~6개씩 취소되는 전화를 받았죠. 저도 공부를 끝내고 막 사회로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아쉬움이 컸습니다.”

이씨는 이처럼 대면 연주가 막힌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할까를 고민하다가 ‘순간을 기록’ 하는 녹음 작업에 눈을 돌렸다. USC 박사과정 중 복수전공으로 했던 뮤직 테크놀러지의 재능을 살려 남편과 함께 ‘CS 뮤직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의 전문 레코딩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이씨에 따르면 순간을 기록하는 일은 매우 특별한 작업이다. 라이브 콘서트에서 우리 귀로 놓칠 법 한 소리들도 마이크 안으로 모두 잡아내야한다. 생동감 있고 날카롭게, 하지만 가장 자연스럽게 연주자의 실력을 뽑아내는 게 이씨의 일이다.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유튜브나 음원이 발달한 지금 이 시대가 예전에 비해 꼭 더 큰 예술적 발전을 가져 왔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가능성이나 다양함을 어필 할 수 있는 큰 문이 열려있는 건 사실입니다. 클래식 역사상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해 있는 시대는 없었습니다. 실력이 있고 좋은 음악성이 있으면 미디어를 통해 세상 어디에도 자신을 소개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습니다.”

오렌지카운티에 전문적 녹음 스튜디오를 오픈한 이씨는 음악 전공으로 대학이나 예술학교, 오케스트라 등에 지원하거나 각종 콩쿨에 참가하는 학생들과 아마추어들에게도 눈을 돌렸다.

“요즘은 대학 입학이나 OC 스쿨 오브 더 아츠와 같은 음악학교, 퍼시픽 심포니 유스 앙상블과 같은 오케스트라 오디션, 그리고 많은 경연대회에서 녹음 음원, 비디오 파일들을 제출하도록 합니다. 학생들이나 비전공생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음원에 담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씨의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피아니스트 출신의 엔지니어가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국제 콩쿨 우승, 박사과정 졸업 출신의 세계 무대에 있던 피아니스트가 엔지니어링과 마스터링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저도 학생일 때 정말 많은 스튜디오를 방문했지만 항상 무언가 2프로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요. 녹음이 좋으면 마스터링이 좀 아쉽고, 반대인 경우도 있었고요. 저는 제 스스로 연주자이기 때문에 녹음하는 사람들 마음과 초점에서 녹음 과정을 바라보려고 해요. 학생들이 먼저 말하지 않아도 제 귀에 들리는 부분도 많고요. 그래서 녹음 과정에서 학생이나 학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한 편이고, 편집과 마스터링 과정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실제로 그동안 이씨의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학생들이 OC 스쿨 오브 더 아츠와 퍼시픽 심포니 유스 앙상블, CODA 올스테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많은 오디션에 합격하고, 콜번 콘체르토 대회, 아페리칸 프로테지 현악 및 피아노 국제 컴피티션, 앵코르 컴피티션, 찰스턴 컴피티션, 그레잇 컴포저스 국제 컴피티션, 그랜드 프라이즈 버추오소 국제 뮤직 컴피티션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씨는 또한 단순 오디오 레코딩이나 비디오 레코딩 뿐만 아니라 대학 자기소개에 들어가는 영상 편집등도 돕고 있다. 6K 카메라와 최고급 마이크로 영화에 가까운 영상을 제공하고, 유튜브 제작 및 음악 뮤직 비디오 또한 제공할 예정이다.

CS 뮤직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또 독일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과 미국 음대 박사과정을 졸업한 세계적인 음악가들로 이루어진 강사진이 체임버 음악 레슨과 피아노 개인 레슨도 제공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 350개 가까운 녹음 작업을 했던 에스더 이씨는 “저 또한 그동안 학업중에 수많은 레코딩을 만들어야 했었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에 부담을 느꼈고 원활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제가 가르쳤던 많은 학생들 또한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녹음을 하고 만족할만한 레코딩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어린 학생들이 좋은 퀄리티의 레코딩을 각 대학에, 경연대회에, 음악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의 (310)749-0078
웹사이트 www.csmusicentertainme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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