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실관리·투자기피… ‘썰렁한 시티센터’

2023-06-12 (월) 12:00:00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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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층 고객들 발길 격감… 절반이 빈 매장

▶ 푸드코트 3곳만 오픈 “더 버티기 어렵다”

부실관리·투자기피… ‘썰렁한 시티센터’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샤핑몰들이 활력을 되찾고 있지만 시티센터는 방문 고객의 발길이 늘지 않아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시티센터의 한산한 3층 매장 모습.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 6가 길에 있는 대형 샤핑몰인 ‘시티센터 온 식스’(이하 시티센터)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고객의 발길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소유주의 부실관리와 투자 기피로 매상을 올리지 못하고 고전하는 입점 업주들이 하나 둘 시티센터를 떠나면서 비어 있는 상가들도 채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지난 2008년 7월 오픈한 시티센터는 한인 최대 부동산 투자그룹인 ‘제이미슨 서비스’가 한인타운 지역의 첫 샤핑몰 개발 프로젝트로 신축한 것으로 지상 3층 구조에 총 16만5,000스퀘어피트 규모다.


지난 6일 방문한 시티센터는 1층을 제외하고 2~3층은 오가는 고객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아무리 주중이라 해도 시티센터를 찾는 방문객의 발길은 뜸했다.

그나마 1층은 H마트와 콘체르토 제과점, 팔레스뷰티 등이 영업하면서 방문 고객들이 있는 편이었지만 2층과 3층은 오고 가는 고객들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온도차가 극명했다. 1층에 있던 판매 카트는 모두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2층과 3층의 빈 매장 수는 20개로 입점 매장 수와 비슷한 수치다. 2층의 경우 AQ 양복점과 보석가게 젬텍이 있지만 젬텍도 조만간 시티센터 매장을 폐쇄하고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매장으로 통합한다.

한인타운 내 주요 샤핑몰의 공실률이 10~12% 수준임을 감안하면 시티센터 공실률은 매우 높다.

업주들은 신규 업체 유치 실패 등 소유주의 가장 기본적인 부실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한 업주는 “물고기 없는 낚시터가 아무 소용이 없듯이 손님이 없는 샤핑몰은 아무것도 아니다. 뭐, 오는 손님이 있어야 매상이 오를 텐데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어떤 때는 손님이 2~3명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2층에 입점해 있는 한 업주는 “예전에 비해 1~2개 신규 매점이 문을 열어 상황이 나아진 것 같아 보이지만 실은 아니다”라며 “소매업소가 아닌 피트니스이다 보니 구매를 위한 샤핑객과는 무관한 업종이어서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공실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데는 구매를 위한 유동 인구가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시티센터의 유동 인구가 증가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2층에 자리 잡은 푸드코트다. 모두 7개의 푸드코트가 들어설 수 있는 공간에 입점해 있는 음식점은 딱 3곳. 조만간 음식점 1곳도 곧 문을 닫을 예정으로 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는 “남아 있는 음식 코너 중 그래도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는 편이지만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리스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에 시티센터를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샤핑몰 내 경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지하 주차장은 주기적으로 오물 역류로 악취가 나는 일이 빈번하다.

1층에 입점해 있는 한 업주는 “예전에 비해 관리 매니저의 권한이 많이 줄어들어 본사와 협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건물 관리가 부실해지는 것 같다”며 “공실이 많다 보니 렌트 수입이 크게 늘지 않은 것도 투자를 기피하게 되는 원인이 돼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티센터와 연결된 인근, 광양불고기까지 지난해 문을 닫은 후 식당 고객들의 발길이 더 줄었다.

고객 발길이 좀처럼 회복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티센터의 렌트비 수준은 한인 샤핑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캠차지’를 포함해 스퀘어피트당 5.50~6달러대에서 결정되고 있다는 게 시티센터 입점 업주들의 말이다. 매상이 부족한 입점 업주들 중에 렌트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업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센터 입점 업주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아 유동 인구가 급감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엔데믹으로 전환된 상황에서도 유동 인구가 늘지 않는 것은 시티센터의 특수성 때문이다. 바로 부실한 샤핑몰 관리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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