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최강자 중국계 미국인 로즈 장,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
▶ 베벌리 핸슨에 이어 72년 만…LPGA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연장 두번째 홀에서 정상 밟아
아마 최강자 로즈 장이 프로 데뷔전서 우승을 차지해 ‘장미 여왕’시대를 열었다. [로이터]
아마추어 최강자였던 ‘슈퍼 루키’ 로즈 장(미국)이 프로 전향 후 처음 출전한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장은 72년 만에 LPGA 투어 프로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장은 4일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파72·6,6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미즈호 아메리카스오픈(총상금 275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2개 기록해 2오버파 74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이어 동타의 제니퍼 컵초(미국)를 연장전 두 번째 홀에서 꺾고 정상을 밟았다. 우승 상금은 41만2,500달러다.
장은 이로써 72년 만에 ‘LPGA투어에서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장 이전엔 1951년 이스턴오픈에서 우승한 베벌리 핸슨(미국)이 유일했다.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카디아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인 장은 프로 전향 발표만으로 미국 골프계가 들썩일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가 아마추어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먼저, 2020년 9월부터 141주 연속으로 아마추어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면서 종전 최장 기록인 리디아 고(뉴질랜드·130주)의 기록을 가볍게 넘겼다.
또, 미국 스탠퍼드대 소속으로 20개 대회에서 12차례 우승을 차지해 ‘대학 선배’ 타이거 우즈(미국)의 최다 우승 기록(11회)도 갈아치웠다. 특히 2022~23시즌에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8번이나 우승하는 괴력을 발휘했고,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사상 최초의 개인전 2연패라는 화려한 이력도 쌓았다.
‘골프 황제’ 우즈도 ‘장미 여왕’의 탄생을 축하했다. 우즈는 자신의 트위터에 “장은 얼마 전에 NCAA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더니 이제는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까지 하며 지난 몇 주간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고 적었다.
사실 이날 역사적인 우승은 순탄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 버디 없이 보기만 2개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최종라운드를 치른 62명 중 버디를 기록하지 못한 이는 장뿐이었다. 특히 1타 차 단독 1위였던 18번 홀에서 약 2m 남짓한 파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 연장에 끌려 들어갔다.
다 잡은 우승을 놓치는 듯 보였던 로즈 장은 그러나 막판 집중력을 발휘했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2차 연장에서 장은 세컨드샷을 홀 2m 지점에 붙여 상대를 압박했고, 부담감을 느낀 컵초가 첫 퍼트를 너무 길게 치고 보기를 기록하며 승부가 갈렸다. 장은 경기 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믿을 수 없다”며 “불과 몇 주 전에 NCAA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프로로 전향해 오늘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유해란이 8언더파 280타로 단독 3위를 차지했고, 지은희가 공동 4위, 고진영은 공동 13위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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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