➊ Andrew Kreps Gallery Booth ➋ Canada Gallery Booth ➌ Casey Kaplan Gallery ➍ Hauser & Wirth Gallery
➊ Hyundai Gallery Booth ➋ Massimodecarlo Gallery ➌ David Zwirner Gallery Booth
5월의 뉴욕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꼭 들러야 할 도시다. 세계 2대 대형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를 비롯해 크고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1회를 맞이한 프리즈 뉴욕은 맨해튼 허드슨 야드에 위치한 더 쉐드에서 5월 17-21일까지 열렸다. 참여 갤러리는 27개국 80개 갤러리이며 한국에서는 현대, 국제, 휘슬 갤러리가 참가했다.
프리즈는 2월 LA, 5월 뉴욕, 9월 서울, 10월 런던에서 해마다 열리는 미술시장이다.
영국의 미술잡지 프리즈의 발행인 어맨더 샤프와 매튜 슬로토버가 2000년에 창설했다. 창설과 더불어 프리즈재단이 설립되었고 테이트 갤러리에서는 기금을 조성하여 작품을 구매한다.
첫 회에는 세계 125개 화랑이 참여하여 약 40억 원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성공적으로 출발하였다. 이후 엄선된 화랑들과 생존 작가들의 작품에 초점을 맞춰 다른 아트페어와 차별화했다. 상업성과 병행하여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이고 현대미술의 흐름을 소개하는 장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짧은 연륜에도 프리즈 주간(Frieze Week)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런던을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했다.
LA와 서울은 작년에 시작되었다. 서울은 프리즈와 일단 5년 계약으로 막을 올렸는데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작금의 서울은 아시아 미술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어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고 첫 해에 엄청난 판매고를 올려 주최측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프리즈 뉴욕은 올해 아르타디아 상(Artadia Prize)을 신설했다. 이 상은 뉴욕에 기반을 둔 예술가에게 전시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큐레이팅 프로그램과 비영리 단체, 미술계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급변하는 미술시장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글로벌 아트페어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해간다는 것이다.
참여한 주요 갤러리 중 가고시안은 사진가 골 내딘이 1980년대 언더문화의 상징적인 존재들을 촬영해온 15년간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데이비드 즈위너는 수잔 프리콘의 대형 회화작품 5점을 선보였고, 하우저앤워스는 잭 휘튼의 추모전 형식으로 꾸몄다. 페이스 갤러리는 최근 미술시장에서 주목하는 로버트 바나의 신작을 공개했고, 마이클 로젠필드는 역사속 여성들의 투쟁을 담아낸 작품들을 소개했다. 한국의 국제 갤러리는 장 오토니엘, 현대는 유근택, 휘슬은 박민하 작가의 솔로 쇼로 진행했다. 이 밖에 멕시코와 브라질 갤러리들의 선전도 눈길을 끌었다.
프리즈 뉴욕의 이번 실적은 메가톤급 갤러리 뿐 아니라 신진 갤러리까지 불안한 경제 상황 에도 불구하고 호황이었다. 소장과 투자의 가치로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증폭되고 있는 반증이다.
전시장소 ‘더 쉐드’는 2019년에 개장한 문화센터이다. 프리즈 행사는 팬데믹 전까지 맨해튼에서 페리를 타고 가는 랜달스 아일랜드 파크였으나 2020년부터 접근성이 편리한 이 자리를 잡았다. 장소를 옮긴 뒤 더 많은 관객을 수용하면서 페어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오늘날 영국의 현대미술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런던은 물론 영국의 여러 도시에 역사적인 미술품과 동시대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미술관들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의 현대미술이 소수 부유층과 엘리트를 위한 예술이 아니라 동시대 이슈를 쉽게 접근하는 분야로 인식되기 시작한 후 대중들도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위스에서 시작한 아트바젤과 비교할 때 미흡한 점이 많지만 후발주자인 런던발 프리즈의 주행이 거대한 미술시장의 판도를 움직이고 있다. 미술계에 바람직한 영향력을 선사하는 프리즈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