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시장에서 철수 중인 셀러들

2023-05-22 (월)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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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에서 철수 중인 셀러들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봄철이 가고 서서히 여름의 입구로 접어들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아직도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REALTOR.COM에서 4월 말 기준으로 시장에 팔려고 나와 있는 주택 매물의 숫자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의하면 4월 말 기준으로 미국 전체 주택 시장에 팔려고 나와 있는 매물은 약 39만채로서 지난해 4월의 약 50만채에 비해 22%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팬데믹이 시작되기 바로 전인 2019년 4월의 약 55만채에 비교하면 무려 29%나 매물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왜 이렇게 매물의 숫자가 자꾸 줄어들고 있는 것일까? 바로 집을 팔려는 셀러들이 대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집을 팔려는 셀러들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현재 노동 시장에서 일할 사람들이 줄어들고 일할 사람을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듯이 주택 시장에서도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매물의 수가 자꾸 감소하고 있다는 있다.

주택 시장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려면 Step-Up Buying and Selling 이 일어나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렇지 못하다. 바로 작년부터 치솟은 주택 이자 때문이다. 적지 않은 주택 오너들이 팬데믹 동안 지금의 7% 가까운 이자율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이자로 주택을 구입했거나 재융자를 했기 때문에 저이자율의 주택을 팔고 높은 이자로 새로 집을 구입하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저이자율의 주택을 팔고 주택을 새롭게 옮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 한 절대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팔지 않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저조한 Step-Up 움직임은 비단 매물의 부족을 가져오는 것뿐만이 아니라 바이어들의 숫자도 줄이고 있다. 집을 판 셀러는 다시 바이어로서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데 집을 팔지 않으니 주택 매물의 숫자는 줄고 셀러에서 바이어로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바이어의 수도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시장에서 바이어와 셀러 중 누가 더 유리한 위치에 앉아 있을까? 현재로서는 아직도 셀러가 약간 우세한 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미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100개 도시의 매물의 숫자를 포춘 매거진의 의뢰로 조사한 보고서가 발표된 적이 있다. 100개 도시 중 텍사스의 오스틴만 빼고는 나머지 99개도시의 매물의 숫자가 아직도 모두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만큼 매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 않고 거래량은 좀처럼 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가격의 하락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고 심지어 미국 북동부 일부지역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곳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한 부채상한선 조정협상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미국이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하게 되는 소위 디폴트(Default) 발생가능성에 대해 염려하는 기사들과 뉴스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Zillow의 경제전문가도 만약 부채 상한선협상이 결렬되어 실제로 디폴트 상황이 발생한다면 주택 금리는 바로 8% 이상으로 수직상승 할 것으로 예측하는 보고서를 발표를 했다.

이경우 주택시장은 그야 말로 빙하기로 접어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예를 들어 50만달러를 은행에서 30년 고정으로 빌렸다고 가정한다면 4% 이자라면 2,387달러를, 6% 에서는 2,997달러, 8% 이자에서는 3,668달러의 월 페이먼트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디폴트가 발생하여 주택 금리가 8%이상으로 수직 상승한다면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이동하는 Step-Up은 거의 일어나지 못하게 됨을 물론 기존에 시장에 집을 사려고 나와 있는 바이어들도 시장에서 거의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폴트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주택 오너들은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셀러로서 다시 시장에 돌아오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시장 분위기다.

문의 (714) 726-2828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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