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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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2023-05-08 (월) 최효섭 / 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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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둘째 일요일은 어머니날이다. 이날 교회들은 모든 어머니들에게 카네이션을 선사한다. 어머니의 사랑과 은혜를 생각해서이다.

사랑 중에 최고의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 어머니의 사랑은 돌려받을 생각 없이 일방적으로 주는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어떤 상황에서도 마르지 않는다. 모든 인간은 어머니의 무릎을 학교로 삼아 자라났다.

나는 잘 한 것이 별로 없는데 평생 어머니를 모신 것은 잘 한 것으로 생각한다. 고생스러워도 어머니와 함께 고생하였다. 부산 피난 시절 하꼬방(상자로 만든 방)에 어머니와 둘이서 살았다. 한데에 솥을 걸었기 때문에 비를 맞으며 밥을 짓는 어머니를 그때 몹시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의 생애는 오직 나를 위한 삶이었다. 그 사랑은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나의 고향은 38선 위 북한 땅인 황해도 해주이다. 어머니는 서울에서 공부하는 나를 위하여 38선을 세 번씩이나 건너다니며 나를 방문하셨다. 결사적인 사랑이었다.


어머니날 교회서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다. 불효자식은 후회의 눈물이 많다. 내가 부르고 싶은 오직 한 이름은 어머니, 내가 정말 그리워하는 가슴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어머니의 가슴,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 내가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일 것이다.

소설가 얼마(Erma Bonbeck)는 신이 어머니를 창조하는 우화를 썼다. 이 걸작품은 여섯 쌍의 손과 세 쌍의 눈이 달렸다. 그 신비한 입술로 키스하면 다리가 부러진 아이부터 실연당한 소녀의 가슴까지 다 치료된다. 이 놀라운 피조물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우면서도 가장 강한 가슴을 가졌다. 신은 이 피조물에게 남몰래 흘릴 수 있는 많은 눈물을 저장하셨다.

어머니의 얼굴은 우리들의 처음 교과서였고 어머니의 가슴은 우리들이 경험한 처음 사랑이었다. 어머니의 사랑은 기한이 없다. 어머니는 나의 간호사가 되고 의사가 되고 요리사가 되고 재봉사가 되고 운전기사가 되고 상담자가 되고 청소부가 되고 동무가 되고 얘기꾼이 되었다. 어머니는 신비한 자장가로 하늘나라로 여행시키는 천사요 무서울 때도, 번개 치는 밤에도 어머니만 있으면 편안하였다.

<최효섭 / 목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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