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터기 고장인데 티켓 ‘분통’

2023-05-01 (월) 01:30:21 한형석 기자
크게 작게

▶ LA시 작년 3,400건 신고, 이의제기 허용은 1% 불과

▶ 관련 법 개정 목소리 높아

미터기 고장인데 티켓 ‘분통’

LA시의 고장난 주차 미터기 관련 규정 개정 목소리가 높다. [박상혁 기자]

LA시에서 고장난 주차 미터기에 주차했다 티켓을 받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관련 법이 최대 원인으로 분석되며 이에 대한 법 개정 요구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운전자들이 각별히 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A시에서 주차 미터기 고장은 빈번히 일어나는 일로, 지난달 28일 NBC4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LA시 당국에 주차 미터기 고장에 대한 신고가 약 1만건 접수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LA에서 약 3,400명의 운전자들이 주차 미터기가 고장난 곳에 주차했음에도 티켓을 받았다며 받은 티켓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중 약 1%(33개)만 취소해줬다.


NBC4는 LA 주민 헨리 파월의 사례를 전했다. 파월은 밴나이스에서 한 주차 미터기가 있는 곳에 차를 주차후 요금을 지불하려 했는데, 주차 미터기에 동전 넣는 곳이 막혀 지불할 수 없었다. 그는 주차 미터기가 고장났으므로 예외가 적용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63달러 벌금의 주차위반 티켓을 받았다. 분명 주차 미터기가 고장났음에도 티켓이 발부되자 화가 크게 치밀어 올랐다고 그는 전했다.

이에 대해 전미자동차운전자협회(NMA) 정책 및 연구 디렉터이자 세이퍼스트릿LA(Safer Streets LA) 총괄 디렉터인 제이 비버는 캘리포니아 주 교통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법은 미터기에서 동전 지불이 안되면 크레딧카드로 지불해야 하고, 크레딧카드 기능이 안되면 동전으로 지불해야 한다. 두 가지 모두 불가능할 때 비로소 예외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비버 디렉터는 시정부가 운영하는 주차 미터기 고장으로 인해 주민들에게 부담이 높아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결제 기능이 고장났을 때 또 다른 대체 결제 방법을 주민들이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결제 수단이 하나라도 고장나면 모두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비스 제공자의 의무는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고객에게 어느정도 자유재량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운전자들이 고장난 주차 미터기가 있는 곳에 주차시 주의를 기울이는 수 밖에 없는데, NBC4는 동전, 크레딧카드 둘 중 하나의 결제기능이 고장난 경우 다른 하나를 반드시 시도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 두 가지 모두 안될 경우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지만, 해당 지역 주차 시간 표지판도 잘 봐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표지판에 허용된 시간 동안만 주차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고장난 미터기로 티켓을 받을 경우 이의 제기를 위해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증거를 남길 것을 조언했다.

<한형석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