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우든피쉬 앙상블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연주회] “이민자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 음악 통해 전해”

2023-04-28 (금) 김지효 기자
크게 작게

▶ 김현채 가야금 연주자*테너 김산기 초청 동서양 음악의 아름다운 조화 보여줘

▶ ‘한국에서 미국으로-120년...’ 세계 초연

[우든피쉬 앙상블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연주회] “이민자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 음악 통해 전해”

지난 23일 SF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열린 우든피쉬 앙상블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 김현채 가야금 연주자와 우든피쉬 앙상블이 ‘한국에서 미국으로-120년 그리고 그 이후’를 연주하고 있다.

[우든피쉬 앙상블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연주회] “이민자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 음악 통해 전해”

(왼쪽부터) 김현채 가야금 연주자와 나효신 작곡가, 김산기 테너(오른쪽에서 3번째)와 우든피쉬 앙상블 단원들이 다함께 사진을 찍었다.


SF 우든피쉬 앙상블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는 제21회 정기 공연을 개최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제21회 정기 공연을 개최했다.

스탠포드 대학교와 SF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3일간 열린 우든피쉬 앙상블의 이번 정기공연에는 김현채 가야금 연주자와 테너 김산기씨가 초청돼 우든 피쉬 앙상블과 함께 아름다운 동서양 음악의 조화를 보여줬다. 또,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인 만큼 나효신 작곡가가 미국에 이민 온 여러 지인을 인터뷰하고 영감받아 쓴 '한국에서 미국으로 - 120년, 그리고 그 이후'(2022년 작곡)와 2020년 작곡한 '오래된 질문'이 세계 초연돼 큰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번 21회 정기 공연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한 무대는 지난 23일 SF오울드 퍼스트 교회에서 열렸다. 대면과 비대면(유튜브 스트리밍)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열린 이날 공연에는 약 75명이 대면으로 참석했고 온라인으로도 200회 이상 조회됐다.


김현채 가야금 연주자의 가야금 병창 녹음방초를 시작으로 가야금 산조 무대가 이어져 가야금에 익숙하지 않은 비한인뿐 아니라 한인 관객들까지 가야금의 다채로운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어 2020년 나효신 작곡가가 작곡한 '오래된 질문'이 세계 초연됐다. 김산기 테너는 한시를 한국어로 번역해 쓰인 곡의 가사를 깊은 감정을 담아 훌륭히 소화해 냈고, 특히 가야금 반주에 맞춰 이뤄진 성악 무대는 신선하고 새로운 동서양 음악의 조화라는 관객들이 평이 있었다.

인터미션 후 이어진 무대에서 우든피쉬 앙상블은 20년 전인 2003년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축하공연을 위해 쓴 '바다/바닷가2'를 연주했다.

이어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가야금, 피아노 합주곡인 '한국에서 미국으로-120년 그리고 그 이후' 무대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총 5악장으로 이뤄진 이 곡은 나효신 작곡가가 미국에 살고 있는 여러 한인 지인을 인터뷰하고 영감받아 썼다.

60여 년 전 비행기 대신 화물선을 타고 온 지인(1악장 '화물선을 타고')부터 꽃가게 사장님(2악장 '흐름'),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50대에 태평양을 건너와 사업을 성공한 지인(3악장 '태평양을 건너며'), 행복을 찾아 미국에 이민 온 친구(4악장 '행복 작품'), 그리고 생후 3개월에 입양온 지인(5악장 '전환점')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긴 이 곡은 꿈과 성취, 혼란, 희망, 행복 등을 음악으로 풀어내 관객들과 감정으로 소통했다.

나효신 작곡가는 "이번 프로그램의 공통 분모는 '축복하는 마음'이었다"며 "한국에서 5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태어났고, 미국이라는 먼 땅에서 미주 한인 이민 120년의 역사는 우리가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주 이민 120년의 역사 속에 우리가 가져온 5천 년의 역사가 함께 있는 것"이라며 "한국의 얼과 전통, 숨결이 살아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고, 이번 공연에서 관객분들에게 그 의미가 잘 전달된 것 같아 흐뭇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관객 콜렛 리너(로스 가토스)씨는 "음악 중간중간 침묵의 사용이 매우 인상적이고 더욱 음악에 빠져들게 했다"며 "가야금 연주를 직접 듣는 것이 처음이고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인 권영라(산호세)씨는 "현대음악과 한국의 전통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무대가 좋았고,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120년 그리고 그 이후' 곡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날 윤상수 SF 총영사 내외와 윤홍선 정무 영사 외에 페니 하 SF 장애인체육회 이사, 김덕환 팔로알토 부동산 대표, SF 한인 입양아협회, 북가주 이화여대 동문회 등 여러 한인이 참석했다.

공연 후에는 리셉션이 열려 참석자 모두가 한식을 즐기며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전날인 22일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열린 공연에는 200명 이상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돼 특히 가야금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나효신 작곡가는 말했다.

<김지효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