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형제갈비 주부권 대표
▶ 식당 벽 한미동맹 벽화 화제…사진전시회 수익 장학금으로 “B&S 장학재단 설립 꿈”

26일 주부권 형제갈비 대표가 식당 벽면에 그려진 한미동맹 70주년 기념벽화를 배경으로 자신의 꿈인 장학재단 설립 각오를 밝히고 있다. [박상혁 기자]
“애국심이 고취된다며 말씀해오시는 분들이 있어 뿌듯합니다.”
LA 한인타운 6가와 킹슬리 코너에 위치한 ‘형제갈비’ 한식당의 주부권(59) 대표의 말이다. 식당 건물 담벼락에 그려진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벽화가 한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 운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6가 쪽 벽에는 태극기, 킹슬리 쪽 벽엔 성조기가 그려져 있고 그 배경에 미국을 상징하는 아메리카 들소가 있는 이 벽화는 주 대표의 요청으로 무명의 백인 페인팅 아티스트 ‘비 러브’가 지난 23일 2박3일간의 작업 끝에 완성했다.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인 뜻깊은 해를 맞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형님이 운영하는 이조캐더링 벽화를 만든 아티스트에게 부탁을 했죠. 들소 그림은 텍사스에서 미 육군 중위로 복무 중인 큰 아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고요.”
그의 부탁을 들은 백인 아티스트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재료비 4,500달러만 받고 선뜻 벽화를 그려주겠다고 했다. 아티스트의 스케줄에 맞춰 지난 21일부터 작업을 시작해 23일 마쳤는데 마침 윤석렬 대통령이 이튿날인 24일 국빈 방문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주 대표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벽화 완성 시점과 윤 대통령 방미가 겹쳤다”며 “식당 손님들은 물론 건물 앞을 지나가던 주민이나 운전자들로부터 ‘참 보기 좋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지난 2015년부터 형제갈비를 운영하고 있지만 원래 요식업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강원도 깡촌에서 화전을 일구는 집안의 2남4녀중 넷째로 태어나 중학생 시절부터 자취를 하면서 자립심을 키웠고, 강원대 4학년 재학 중에 ‘한백종합상사’라는 회사를 춘천에 창업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주 대표가 요식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부인 정성희씨 덕분이다. 주문진 출신의 부인 정씨는 2010년 강원 춘천시에 동해막국수를 오픈했다. LA에 이주해서는 2015년 한동안 문을 닫았던 칠보면옥 자리에 형제갈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식당 건물을 구입해 건물주가 됐다.
이들 부부는 2018년 웨스턴 길에 ‘동해막국수’와 ‘춘천숯불갈비’ 1호점 문을 연데 이어 2021년 6가 길에 춘천숯불갈비 2호점, 2022년 8가 길에 ‘보릿고개’를 잇따라 오픈했다. 안타깝게도 동해막국수와 춘천숯불갈비 1호점 건물은 지난 해 11월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전소됐다. 현재 재건축을 위한 도면작업이 한창이다.
형제갈비 식당 한 켠에는 사진에 조예가 깊은 주 대표가 평소 찍은 풍경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첫 개인 사진전이자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전시회다. 주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용돈을 벌기 위해 친구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엽서로 만들어 친구들한테 팔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저한테는 첫 비즈니스였던 셈”이라며 “이후 사진 촬영은 가장 소중한 취미가 됐다”고 설명했다.
주 대표는 내달 10일까지 열리는 사진 전시회 수익금은 전액을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강원도 학생들을 돕고 있는 그가 지금까지 기부한 장학금은 45만 달러. 아내 정씨도 그의 뜻에 동감해 10만 달러를 장학금으로 내놨다.
주 대표의 앞으로 꿈은 자신의 이름 부권과 부인의 이름 성희에서 이니셜을 딴 ‘B&S’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사업에 성공한 사람으로서 부의 사회환원에 일종의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모교인 강릉제일고와 강원대 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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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