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크라 한글학교’ 재건 LA ‘동포애’ 전했다

2023-04-24 (월)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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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폭격으로 반파 상태, 제임스 안 한인회장 등 현지 한국대사관 방문

▶ 7만5천달러 성금 전달

‘우크라 한글학교’ 재건 LA ‘동포애’ 전했다

제임스 안(왼쪽부터) LA 한인회장과 박윤숙 화랑청소년재단 총재가 김형태 우크리아나 대사와 함께 올가 신 정수리학교 교장에게 LA 한인사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한인회 제공]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한글학교가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반파된 가운데 이 한글학교의 재건을 위한 LA 지역 한인사회의 성금이 마침내 현지 한인사회에 전달됐다. LA 한인들은 학교가 속히 복구돼 뿌리교육을 다시 이어나가길 원한다며 앞으로 LA 지역 한인사회의 따뜻한 마음을 지속적으로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금은 지난해 LA 지역 전체 한인사회 차원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 돕기 운동을 통해 모아졌던 성금 중 일부다.

성금 관리 단체인 LA한인회는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과 LA한인회와 함께 모금 운동에 앞장서 온 화랑청소년재단의 박윤숙 총재가 잔여 성금 전달을 위해 현지를 방문,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소재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에서 한글학교 ‘정수리’의 올가 신 교장을 만나 7만5,000달러의 기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금은 정수리 학교 건물 안전성 진단검사와 대대적인 복구공사에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키이우에서 동쪽으로 약 500km (310마일) 떨어진 하리코프(Kharkov)에 위치한 정수리 학교는 한국어 교육 및 한국 문화 전파를 위해 1998년 공식 개교했다. 우크라이나는 초중고 과정이 1학년부터 11학년까지 있는데, 정수리는 한국어를 초중고 전학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는 외국어 특화 특수학교다. 전쟁 전에는 200여명의 재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LA 한인회에 따르면 이 학교 건물은 현재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반파 상태이며 남아있는 학생들은 전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때문에 오히려 수업에 참여하길 원하는 상황이라고 올가 신 교장은 전했다. 이어 교실 창문 등을 임시로 교체한 상태지만 건물 중심축까지 흔들렸던 폭격의 영향으로 건물 붕괴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가 신 교장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우크라이나까지 얼굴도 모르는 동포들을 돕기 위해 먼길을 찾아와 큰 지원금을 전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하루속히 학교가 정상으로 복구돼 동포 자녀들에게 뿌리교육의 소명을 다하게 되길 기대하며 LA 동포들의 따뜻한 마음을 지속적으로 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관련 김형태 우크라이나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한국 국적자가 약 550명이 거주했는데 전쟁 후 약 100여명만 남아있는 상황으로, 그동안 상황이 급한 고려인 가정에 비상식량을 지원하고 대사관 차원에서 약 2만달러의 지원금을 지원하기도 했는데, 이번 LA지역 한인사회의 지원이 매우 크다며 감사를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 돕기 모금 운동은 지난 2022년 3월 LA 한인단체장 회의에서 시작돼 하반기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127건의 개인, 단체, 기업, 기관의 기부가 이어져 총 19만305달러가 모아졌다. 우크라이나 현지 사정이 급박한 만큼 성금은 모금 운동 진행 기간 중 정기적으로 현지 고립 가정, 인근 지역 피난민 등에게 전달됐고, 지난 15일 제임스 안 회장과 박윤숙 총재가 마지막 잔여금 전달을 위해 몰도바로 떠났다.

그리고 몰도바 국경 피난처 취사시설 마련과, 우크라이나 내 정수리 학교 재건을 위한 지원금을 각각 전달한 상황이다. 이 외에 의류와 생필품 기부도 있었는데, 이 또한 조만간 우크라이나 현지로 운송할 예정이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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