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 인근 메트로역 할리웃과 웨스트레익서
LA 메트로 전철에서 각종 사건사고와 마약 범죄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탑승자들의 안전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인타운 인근 전철역 2곳에서 지난 6일 칼부림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또 다시 치안 우려를 키우고 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첫 번째 사건은 6일 오후 5시께 메트로 레드라인 할리웃/웨스턴 역 안의 플랫폼에서 발생했다. 흉기 공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칼에 찔려 중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발견, 구급대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한 뒤 피해자를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전철역 안에서 다른 남성과 언쟁을 벌이다 갑작기 흉기 공격을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한 상태다.
이어 3시간여 뒤인 이날 오후 8시께에는 역시 한인타운 인근 레드라인 웨스트레익/맥아더팍 역에서 플랫폼에 서 있던 한 남성이 흉기 공격을 받고 쓰려져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용의자가 도주하고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발생한 2건의 메트로 전철역 칼부림 사건의 용의자가 동일 인물은 아니라고 보고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LA 메트로 전철에서는 강력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7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에 LA 메트로 전철에서 발생한 살인과 강도, 폭행, 성폭력 등 강력사건의 수는 24%나 증가했다. 특히 다운타운에서 한인타운 통과해 할리웃까지 이어지는 메트로 레드라인에서의 사건 발생수가 가장 많아 이 기간 687건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LA타임스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메트로 버스와 전철에서 22명이 사망했는데 대부분 약물과다 복용이 사인이었고 작년 전체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고 보도했었다.
신문에 따르면 LA 대중교통의 치안 불안 상황은 버스보다 전철에서 더욱 심각하며 이에 따라 전철 이용객도 급갑하고 있다. 지난 1월 메트로 골드라인 탑승객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전의 30% 수준밖에 되지 않았고, 한인타운을 통과하는 레드라인 탑승객 수도 56% 수준에 머물렀다. 메트로 관계자들이 범죄가 거의 없다고 홍보하는 크랜셔 라인은 평일 탑승객 수가 2,100명 미만이었다.
한 전철 운전기사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자신이 보는 광경을 ‘공포’라고 묘사하면서, 지하철에서 졸고 있는 음주자, 마약복용자 등을 목격한다며 더 이상 일반 직장인들을 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신문에 따르면 LA 메트로 전철 역 중에서 한인타운 인근의 웨스트레익/맥아더팍 역은 치안 악화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힌다. 일단 역 인근에서 마약 거래가 흔한데, 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1월 사이에 이 역에서 26건의 의료 응급상황이 발생했고 이들 대부분이 약물 과다복용이 의심됐다고 밝혔다.
이 역에서는 또 작년에 6명의 사망자와 1명의 총격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모두 마약 거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초에는 한 남성이 칼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고 주변에서의 차량도난도 빈번히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