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년 눈과 마음으로 수집한 작품 선봬”

2023-04-05 (수)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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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홍규 컬렉션 특별전

“20년 눈과 마음으로 수집한 작품 선봬”

낫소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신홍규 컬렉터 소장전 투어 모습. [신갤러리 제공]

▶ 7월9일까지 낫소카운티 미술관
▶ 동·서양 미술사 대표작가 74인 작품 선정
▶ 회화·드로잉·사진·조각 등 다양한 장르 107점 전시
▶ 2층 드로잉룸엔 한인 설치미술가 임충섭 작가 작품도

새봄을 맞아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 미술관에서 오는 7월9일까지 동·서양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 74인의 작품 100여점을 담은 신홍규 컬렉션 특별전 ‘눈과 마음’이 열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맨하탄에서 신 갤러리를 운영하는 신홍규 관장의 컬렉션으로 107점의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들이 미술관 전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신 컬렉션은 매년 약 100 점 이상의 작품을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 구겐하임, 빈센트 반 고흐 재단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을 대여해주고 있다.


델라웨어 대학에서 미술사와 미술복원을 공부한 신 관장은 2013년 맨하탄 로어이스트 사이드에서 신갤러리를 개관, 당시 23살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술사에서 잊혀져있는 작가들을 재발굴, 혁신적인 전시를 기획해 주목받은 인물이다.

이번 전시명 ‘눈과 마음’은 프랑스 현대철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마지막 전서 회화론에서 따온 것이다.
고가의 명화 수집가로 유명한 신 관장이 지난 20년간 눈과 마음으로 수집해온 다양한 주제와 시대별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신홍규 컬렉션 특별전은 미국 최초의 흑인 화가 조슈아 존슨 (Joshua Johnson)이 1800년대에 그린 메릴랜드 상류층 여성의 초상화와 그 옆에 나란히 걸려있는 미국 인상파의 거목 제임스 휘슬러(James Abbott McNeill Whistler)의 여성 초상화로 시작된다.

주요 작가의 대작과 작가의 명성이 재구축되는 미술사적 연구 가치가 높은 작가의 작품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인종과 계급에 차별이 없는 비계층적 컬렉션 스토리로 특별전이 전개된다.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빌럼 데 쿠닝(Willem de Kooning)과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이 함께 만든 작품은 이번 소장전의 대표작이자 하이라이트 작품중 하나이다.
이 두 거장이 1954년 햄튼에서 크로케 파티를 하던 중 즉흥적으로 미국 독립 전쟁 시대 옥외 변소 위에 그린 추상 작품이다.

이 작품은 데 쿠닝과 폴락이 유일하게 같이 협업한 작품으로 20 세기 개념미술의 선구자인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1917)을 연상시키기도 하며 사물을 예술로 끌어들인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데 쿠닝과 폴락이 정통 회화에 도전장을 던지는 예술적 성취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Untitled’(무제) 작품은 현대미술사에 파격적인 충격을 주는 걸작이다.

2층에 위치한 드로잉룸은 작가 내면의 세계를 순수하게 보여주는 거장들의 스케치들이 이전 미술관의 전시 방법과는 달리 액자들이 서로 붙어서 걸려 있는 특이한 살롱 스타일의 전시기획을 엿볼 수 있다.
“20년 눈과 마음으로 수집한 작품 선봬”

리베카 호른의 작품과 함께 설치된 임충섭 작가의 작품(오른쪽) [신갤러리 제공]


1973년 일찌감치 뉴욕으로 건너와 활동중인 1세대 한인작가인 설치미술가 임충섭 작가의 작품도 전시중이다. 그의 작품은 독일의 대표적인 설치미술 여성작가 리베카 호른의 작품과 함께 한 공간에 전시돼 서구적인 형식과 한국적인 정서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보여준다.


미술관 마지막 전시 공간에는 미술품 수집의 역사를 한데 아우른 수장고이자 ‘창작의 산실’인 신홍규 컬렉터의 방이 재현돼 있다. 전시도록, 미술 경매 카탈로그가 사방에 쌓여있고 수집한 작품들은 카펫 위와 소파 옆에 겹겹이 놓여있다.

각종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린 드로잉, 편지, 사진, 방금 사용한 듯한 냄비를 비롯한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하다. 기원전 3세기 카노사 유물부터 그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까지 그의 사생활과 미술이 조화가 된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장소 Nassau County Museum of Art, One Museum Drive, Roslyn Harbor, NY 11576
▲문의 516-484-9338 ▲웹사이트 https://nassaumuseum.org/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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