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 vs LIV 격돌하는 첫 마스터스 6일 개막…출전자 89명 중 18명이 LIV, LIV서 상금 57억 챙긴 켑카…“몸상태 최고” 자신감 드러내
▶ PGA, 지난해 챔피언 셰플러에 매킬로이·람 등 우승후보 굳건, 한국 선수 임성재 등 4명 출전
브룩스 켑카(위쪽)와 마스터스 역대 네 번째 2연패에 도전하는 스코티 셰플러가 우승에 도전한다. [로이터]
골프 시즌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마스터스가 찾아왔다. 올해 87회째인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가 6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나흘간 변함없이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다.
골프장 입구부터 클럽하우스까지 60그루의 목련나무가 도열한 매그놀리아 레인, 철쭉이 흐드러진 13번 홀, 가족이 함께하는 파3 콘테스트, 흰색 점프 슈트와 초록 모자로 통일된 캐디 복장, 그리고 유리판 그린과 융단 같은 페어웨이까지 마스터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상징들은 올해도 오거스타를 빛낼 것이다.
다른 게 하나 있다. 일부 참가 선수들의 신분이다. 지난해 리더보드에 있던 이들 중 상당수 선수의 소속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또는 DP월드 투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로 바뀌었다. 지난해 공동 3위 캐머런 스미스(호주), 공동 10위 샬 슈워츨(남아공), 공동 14위 케빈 나(미국), 공동 23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공동 35위 패트릭 리드(미국)와 호아킨 니만(칠레), 공동 39위 버바 왓슨(미국) 등이 그들이다. 올해 전체 출전자 89명 중 LIV 소속은 18명이나 된다.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노먼(호주)은 3일 “18명 가운데 누군가 우승한다면 (LIV 소속 선수) 모두가 18번 홀 그린에서 축하해주는 소름 돋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먼의 바람이 이뤄지면 LIV 선수가 메이저를 정복하는 첫 ‘사건’이 된다.
LIV는 지난해 마스터스가 끝난 뒤인 6월에 출범했다. 그래서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LIV와 반(反)LIV 선수 간 자존심 싸움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올해는 다르다. 디펜딩 챔피언이 역대 우승자들을 초청해 직접 정한 메뉴를 대접하는 4일 챔피언스 디너 행사 때부터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우승자인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PGA 투어의 간판이고 참석자 중 LIV 소속은 필 미컬슨(미국)부터 더스틴 존슨(미국), 슈워츨, 가르시아, 리드, 왓슨까지 6명이다.
노먼은 “마스터스 측이 지난해 말 우리 선수들의 참가를 허용한 것은 잘한 일이다. 덕분에 최고의 출전 명단을 갖추게 돼 ‘골프판 슈퍼볼’로 우뚝 서게 됐다”며 “마스터스 대비를 위해 LIV 올랜도 대회 코스의 그린 스피드를 한껏 높여서 진행했다”고 했다. 3일 끝난 올랜도 대회에서는 브룩스 켑카(미국)가 3라운드 합계 15언더파 198타를 기록해 1타 차로 우승했다.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 달러에 단체전 준우승 상금 37만 5000달러를 더해 한 대회로 약 57억 원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0월 대회 우승에 이어 통산 2승으로 LIV 출범 후 첫 2승 선수가 됐다. LIV 성적에는 세계 랭킹 포인트가 적용되지 않아 세계 118위까지 밀려나 있지만 켑카는 PGA 투어 통산 8승 중 4승이 메이저 우승인 ‘메이저 사냥꾼’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9개 메이저에서 네 번 우승했다. 마스터스 최고 성적은 2019년의 준우승이다. 켑카는 “몸 상태가 최고다. 건강한 몸으로 나서는 마스터스는 2019년 이후 처음이라 무척 설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LIV에 맞서는 PGA 투어의 자존심은 세계 1~3위인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욘 람(스페인)이다. 셰플러는 1965·1966년 잭 니클라우스(미국), 1989·1990년 닉 팔도(잉글랜드), 2001·2002년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역대 네 번째 대회 2연패 대기록을 노린다. 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우승만을 남겼으며 람은 올해만 PGA 투어 3승을 거둔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21년 당한 교통사고로 여전히 다리가 불편한 우즈도 3일 대회 코스를 찾아 연습하면서 출전 기대를 높였다. 우즈가 출전한 가장 최근 대회는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공동 45위)이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47위를 했다. 사고 후유증 탓에 거의 매 대회에서 첫날 이후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고는 했다. 이번은 다를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한국 선수는 임성재·김시우·이경훈에 김주형까지 4명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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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