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기 상황에서도 배울 수 있는 재정 교훈들

2023-03-24 (금) 강민희 아피스파이낸셜그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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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서도 배울 수 있는 재정 교훈들

강민희 아피스파이낸셜그룹 부사장

2020년 팬데믹 이후2021년 후반부까지 주식 상승장에 너도 나도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주식으로 평생 끊이지 않는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무리해서 주식에 많은 돈을 투자했던 대부분의 개미 투자자들은 주식이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계속 끼고 있어 반려주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고 있다.

이러한 장세에 불안감을 갖고 수익에 민감한 분들은 안정적인 이자 수입을 기대하고 은행의 고금리 상품을 찾아 자산 이동을 결정하셨던 분들은 3월 8일 실리콘 밸리(SVB)의 18억 달러 채권매각 손실 발표와 함께 이 은행의 주고객인 벤처기업들이 돈을 빼기 시작해 이틀만에 SVB은행의 파산, 12일에는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파산 위험성, 15일에는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부족문제로 주가가 장중30퍼센트 폭락 등 SVB에서 시작된 은행의 유동성 문제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정부는 현사태가 금융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모든 예금을 연방 예금 보험 공사( FDIC)의 보호 한도액인 현재 25만 달러 한도액과 상관없이 보증하기로 해서 추가 위험을 막은 상태이고 대형은행 중심으로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예금 예치 등을 통해 위기 확산을 막기위해 정부와 대형 금융사들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하다고 믿고 자금을 예치한 은행권의 이런 불안한 상황은 대규모의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기업가들과 자산가들은 예기치 않은 불안감에 조마조마하게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분지급 준비 제도의 맹점도 있겠지만 은행이 지급 준비금을 주로 연방 국채로 가지고 있었다가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이들 국채값이 하락하면서 실리콘 밸리 은행처럼 고객들의 자금 인출 요구 압박에 장기 국채를 손실을 보고 매각함으로써 18억달러 채권 매각 손실이 예금자의 불안감을 키운 게 도화선이 된 것이다.

안전하다고 믿고 투자하는 채권도 변동성이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투자 전문 은행조차도 투자가 한쪽으로 치중되어 있고 유동성이 확보가 안되면 하루 아침에 파산이라는 파국에 다다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은행에 FDIC가 보증하는 한도액 이하의 예금만 있으니 나는 안전하다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볼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인 재정을 책임지고 계획하는 당사자로서 우리가 배울 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은행이 처한 상황과 우리 개인도 항상 비슷한 재정적인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거나 재정적 응급상황이 되었을 때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그동안 힘들게 모아 놓은 장기저축의 하나인 은퇴저축금을 인출해서 쓰게 되면 우리가 의도치 않게 장기적 수익을 포기하게 되고 이는 은퇴 플랜의 설계가 뒤틀리게 되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비상상황을 대비한 자금확보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쿠션 역할도 가능하게 한다.

현금 유동성의 중요성은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국가, 모든 경제 활동을 하는 조직에게는 중요한 요소이다.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지출이 절대로 수입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예전 부모님 세대들이 하듯이 지출 목적별로 지출 가능한 금액을 봉투에 분류해서 그 한도내에서 지출을 통제하는 방식의 동영상이 인기를 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 현금을 집에 모으는 것은 그리 현명한 방식은 아니지만 현금 사용을 통해 소비에 대한 통제감을 얻는다는 것은 중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본인의 수입한도내에서 지출을 통제하고 저축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습관화가 중요한데 현금봉투 사용법은 지출을 통제하면서 예산대로 생활하는 과정으로 시도해볼만 하다.

자산의 증식에서도 다각화 전략이 중요하지만 은퇴자금의 다각화 전략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은퇴자금은 특히 수익성 위주의 전략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은퇴 자원이 확보되도록 전체적인 은퇴자산의 안정성 추구와 다각화전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편중된 자산 배치는 긴 시간을 책임지는 은퇴자원으로는 맞지 않고 균형을 갖고 오랜 시간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갖도록 점검하고 재조정을 해야 여유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문의: (949)812-9778

e-mail: mkang@apiis.com

<강민희 아피스파이낸셜그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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