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대표팀 합류 김하성 인터뷰
▶ 에드먼의 칭찬에 “나보다 더 뛰어난 선수”라 화답…9일 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전 시작으로 개막
김하성(샌디에고 파드리스)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
1월 27일 샌디에고 파드리스 소속 내야수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나선 김하성(28)이 33일 만에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귀국하는 순간, 김하성은 ‘한국 국가대표 내야수’ 신분에 무게를 더 실었다.
김하성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하고자 1일 귀국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하고, 샌디에고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시범경기에 3차례 출전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한국 WBC 대표팀이 훈련했고, 샌디에고도 스프링캠프도 애리조나주에 있었지만, 2월 28일까지 김하성은 ‘샌디에고 소속’으로 훈련했다.
3월 1일부터 김하성은 ‘한국 국가대표 내야수’로 뛴다. 다시 샌디에고 선수로 돌아가는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일본 도쿄돔에서 3월 9일 호주,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WBC 1라운드 B조 경기를 펼치는 한국은 조 1위 또는 2위에 오르면 3월 15일 도쿄돔에서 A조 2위 또는 1위와 8강전 단판 승부를 벌인다.
8강전에서도 승리하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건너가 3월 20일 준결승전을 펼친다.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4강’이다. 김하성의 목표도 같다.
그는 “한국에 도착하니, 곧 WBC가 개막한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며 “당연히 미국까지는 가야한다”고 4강 진출을 열망했다.
김하성과 ‘빅리거 키스톤’을 이룰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이날 오전 입국하며 “최근 몇 년 동안 김하성의 플레이를 봤다. 그와 함께 경기하게 돼 기대된다”며 “정말 좋은 선수라서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 들은 김하성은 “나보다 잘하는 에드먼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며 “에드먼과 함께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김하성은 2017년 W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 12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제대회는 익숙하지만, 2023 WBC는 조금 더 특별하다.
김하성은 이번 한국 대표팀에 단 두 명(김하성과 에드먼)뿐인 ‘현역 빅리거’다. 외신에서 WBC 한국 대표팀을 소개할 때도, 김하성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2019년 프리미어12 이후 4년 만에 한국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도 즐겁다.
김하성은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 모두와 친하다. 함께 경기를 치르게 돼 반갑다”며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느끼고 뛰어야 한다. 부담감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고,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가 대표팀 선수들에게 해줄 말은 없다. 다들 뛰어난 선수”라며 ‘메이저리거의 자부심’보다 진한 ‘한국 대표팀의 동료애’를 드러냈다.
특히 ‘예비 빅리거’로 평가받는 절친한 후배 이정후(키움)에 관한 질문에는 “(미국 국내선 기체결함 탓에) 정후가 ‘나는 버스로 투손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한다’고 말해서 ‘나는 비행기 타고 간다’고 답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둘 사이를 잘 아는 팬들은 무뚝뚝한 말 뒤에 담긴 ‘끈끈함’을 발견할 수 있다.
김하성의 샌디에고 동료들도 WBC에 출전한다. 일본 대표팀 다르빗슈 유는 한국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김하성은 “다르빗슈가 등판한다면, 내가 아는 것들은 최대한 한국 동료들과 공유할 것”이라며 “어떤 투수가 나오더라도 우리 한국 타자들은 잘 쳐낼 수 있다”고 했다.
당장 B조에서 만나는 데다, 한일전의 특수성도 있어서 김하성과 다르빗슈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김하성은 “다르빗슈도 ‘너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둘이서 그런 농담을 했다”고 떠올렸다.
4강전 이후에나 만날 수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대표 매니 마차도와는 아직 더 편하게 덕담을 주고받을 수 있다. 마차도는 김하성에게 “결승에서 보자”고 했다. 김하성도, 한국 야구팬도, 마차도의 덕담이 현실이 되는 짜릿한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