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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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아침형 인간’

2023-02-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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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여유는 건강한 아침에서 비롯된다. 잠도 덜 깬 비몽사몽인 상태로 허둥지둥 시작하는 사람의 하루와, 자연의 여명과 더불어 눈을 떠 하루를 계획하고, 아침밥도 제대로 챙겨먹고, 한산한 지하철이나 도로를 달려 상쾌하게 출근하는 사람의 하루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일본인 의사 사이쇼 히로시가 쓴 ‘아침형 인간’에 나오는 구절이다. 2000년대 중반 이 책이 소개되면서 한국에서는 한동안 ‘아침형 인간’ 열풍이 불었다. ‘아침형’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올빼미 형’들이 갑자기 습관을 바꾸느라 애를 먹었다.

그리고는 잠잠해진 ‘아침형 인간’이 요즘 다시 뜨고 있다. 이번에는 틱톡이 그 무대이다. 이른 아침 기상이 틱톡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잠꾸러기들은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다고 한다. 틱톡에서 추천되는 기상 시간은 새벽 5시 - 쉽지 않은 도전이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면 삶이 달라진다는 주장인데 그게 사실일까. 인기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의 마음집중 강사인 사만타 스노우든은 ‘그렇다’고 말한다. 새벽 기상의 장점으로 그는 자신감과 여유를 꼽는다. “새벽 5시에?” 하며 모두가 놀라는 시간에 기상하면 그 자체로 일종의 성취감이 생기면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찍 일어나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면서 얻는 이점은 아침 스트레스에서 해방된다는 것.

직장인들의 아침은 대부분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전날 밤 회식이나 모임으로 늦게 귀가한 날은 특히 그러하다. 알람소리에 놀라 겨우 잠을 깨고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집을 나서면, 프리웨이는 완전 주차장. 출근시간은 재깍재깍 다가오고, 가슴은 바작바작 타들어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누리는 여유로움은 신경계를 안정시켜주고, 사고를 정돈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내면이 고요하게 안정되면서 정신건강은 물론 생산성도 높여준다.

사이쇼 의사가 “아침형이 되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간단하다. 인류는 원래 자연과 리듬을 같이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을 자며 생체리듬이 그에 맞게 진화해온 것이 수십만년이다.

반면 인간이 밤을 낮처럼 살아온 지는 불과 100여년. 문명의 발달로 인간은 어둠을 정복, 야행성 생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는 인체의 본래 리듬과 맞지 않아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많은 질병은 야행성 생활 탓이라며 아침형 생활이 건강과 성공의 필수라고 사이쇼는 강조한다.

실제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 아침형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CEO 팀 쿡은 매일 새벽 3시 45분에 일어나기로 유명하다. 남들 잠든 꼭두새벽부터 하루일과를 준비하니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따른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주식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단언한다. 8시간 충분히 잠을 자고 기분 좋게 일어나 하루를 맞는 것이 그의 생활방식이다.

타고 나기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밤이 깊어야 집중이 잘 되는 사람이 있다. 어느 경우든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면. 아침형이 되겠다고 잠을 희생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다. 수면 부족은 불안 우울을 초래할 수 있고 심장질환 같은 지병 위험을 높인다.

새벽 공기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건 생각만 해도 상쾌한 일이다. 삶이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하다. 야행성 습관을 깨고 일찍 일어나는 리듬이 몸에 배려면 10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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