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 움직임 이어져…정순택 대주교 “생명 가치 수호에 큰 관심”
▶ 명동성당에 신자 행렬…”많은 위로해주셨다. 감사하는 마음”
염수정 추기경(맨 왼쪽)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및 주교단이 1일(한국시간) 오후 명동성당에 마련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추모하는 공간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종교계에서는 지난달 31일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으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1일(한국시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감출 수가 없다"고 추도문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평생 가톨릭의 전통과 사랑을 몸소 실천해온 교황님의 삶의 궤적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님의 영면을 바라며 평안과 안식이 영원히 함께하기를 기도하고, 슬픔에 잠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천주교는 새해 첫날 미사에서 고인의 삶을 기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에 대해 "인간 생명의 가치를 수호하는데 큰 관심을 두셨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우리나라 천주교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교황님을 존경하는 분들이 깊은 슬픔 속에, 또 한편으로는 하느님의 품 안에 영원한 안식에 드심을 추모하는 상념에 깊이 잠긴다"며 정진석(1931∼2021) 추기경과 베네딕토 16세의 대화를 소개했다.
2006년 베네딕토 16세 당시 교황이 서임을 앞둔 정 추기경에게 전화해 정 추기경이 배아 줄기세포가 인간의 생명 윤리 어긋난다고 우려를 표명하고서 대안으로 다른 연구를 주창한 것에 대해 칭찬·격려했다는 것이다.
정 대주교는 베네딕토 16세가 "전통적인 교회의 가르침을 존중하면서도 새롭게 변화하는 세상에 보조를 맞추고자 힘썼다"면서 "교회의 진정한 문제는 신자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신앙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라는 그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가 "우리 시대 평화의 사도이시고 영적인 스승이며 지도자"라며 "사랑의 빛으로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의 은총 속에 주님의 위로와 자비 안에서 평화의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명동대성당은 이날 베네딕토 16세를 추모하는 공간을 지하 성지에 마련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정 대주교가 서울대교구 주교단 및 사제단과 함께 이곳을 방문해 기도했고 베네딕토 16세를 기리며 묵상하는 신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족과 함께 이날 지하 성지를 찾아 베네딕토 16세를 추모한 이태형(39) 씨는 "과거에 교황이었을 때 저희에게 많은 위로를 해주셨다"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말했다.
전국 주요 성당에서 베네딕토 16세를 기리는 의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주한교황대사관은 2일 추모 공간을 마련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교황 베네딕토는 지상에서 주님의 용서와 사랑의 신비를 충실히 거행하였사오니, 주님과 함께 천상의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라는 내용으로 베네딕토 16세의 안식을 염원하는 기도문을 발표했다.
한국천주교 주교단과 사제단은 7일 오후 4시 명동대성당에서 베네딕토 16세 추모 미사를 봉헌한다.
<연합뉴스>